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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환율방어에 '등 터지는' 증권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초

채권수익마저..증권사 "뭘로 먹고사나"

주식수익 급감 유일한 탈출구
외국인 환차손 우려 청산가능성
이틀째 국채선물 1만계약 매도


정부 환율방어에 '등 터지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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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정부가 본격 환율방어를 선언하고 나서며 증권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통상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 운용에 악재다. 올 상반기 증권사를 먹여살린 채권운용이익마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외환당국이 환율 시장에 개입할 때마다 채권 금리는 일정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010년 6월 선물환 규제 도입 후 보름간 외국인은 국채선물(3년물 최근월물 기준)을 약3만4000계약 순매도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8%에서 3.86%로 올랐다. 외국인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채선물을 매도한 것인데,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가 현물 금리에 영향을 끼치는 게 일반적이다.

2011년 6월에도 정부가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줄이자 한달간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7만2000계약가량 팔아치웠고, 3년물 금리는 3.64%에서 3.76%로 뛰었다.


증권가는 이번 외환당국 개입을 계기로 외국인이 다시 물량 대거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8일 현재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물량은 7만4000계약으로 추정된다. 청산 물량에 따라 다르지만 향후 한달간 최소 0.1%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당장 27일 정부의 선물환포지션 축소 발표 후 이틀동안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1만1813계약 순매도 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절벽 이슈가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국인 포지션이 2만계약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 들어 주식 부문 수익이 급감하며 증권사는 탈출구로 채권에 매달려 왔다. 올 상반기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67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6% 급감했지만, 채권운용 순이익은 3조3949억원으로 64.3% 급증했다. 쓰러져가는 증권사 실적을 지탱해준 게 채권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 채권운용수익 급감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증권사가 떠안은 미매각 회사채 소화가 어렵게 되는 점이 문제다. 지난달 이후 주요 미매각 회사채 물량만 대우조선해양 4300억원, 현대산업개발 25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황이 어려운 건설업종이나 BBB급 회사채가 대부분이다. 증권사는 미매각 회사채를 기관투자자에게 팔아야 하는데, 시중 금리가 오르니 매각이 여의치 않다. 손실을 감수하며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른다면 증권사별로 보유하고 있는 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각 사별로 로스 컷(손절매) 규정이 있는 만큼 금리 추이에 따라 자체 계산이 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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