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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이 매출액보다 많았던 그 회사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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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충당금 착시현상..모호한 국제회계기준 탓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3·4분기까지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이라도 4분기에는 실적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영업손익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영업이익을 산정한 데 따른 혼선이다. 다만, 4분기부터는 기존의 영업이익 산정 기준이 적용되면서 자의적으로 부풀린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금성테크는 3분기 매출액이 9억6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13억7000억원에 달해 이익이 매출을 넘어서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142.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2.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3분기 코스닥 상장법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성테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6억9000만원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치다. 금성테크는 앞서 1, 2분기에 각각 1억7500만원,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성테크의 3분기 영업이익이 단숨에 급증한 이유는 대손충당금을 기타수익으로 잡아 영업이익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금성테크 사례처럼 영업이익이 매출액을 뛰어넘는 게 가능해진 것은 IFRS 때문이다. IFRS가 영업이익 기준을 따로 정하지 않고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산정하도록 하면서 기업들이 대손충당금 환입, 자산처분이익 등을 영업손익에 편입해 영업이익을 늘려 잡는 것이 가능해졌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은 코스닥 상장기업 중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관리종목이 될 수 있었던 기업은 총 57곳이었으나 이중 16개사는 영업이익을 자의적으로 산정함으로써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최근 회계기준원은 올해 기말보고서부터는 영업이익 기준을 종전 한국회계기준(KGAAP)과 동일하게 바꾸도록 했다. 따라서 그동안 영업이익을 늘려 잡았던 기업들의 실적이 기말 보고서에서는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금성테크의 사례를 두고 금융당국 간에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매출채권에서 나온 거라면 영업이익 반영에 문제가 없다”면서 “3분기 보고서는 퇴출 기준에도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말했다. 반면 거래소 관계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불순한 의도가 없다고 보기 힘들며 암암리에 이처럼 관련 규정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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