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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암백신 딜레마..지금 맞을까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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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가지 항원 든 가다실·서바릭스 접종중..조만간 7가지 든 새제품 나올 듯
10대 초반은 기다릴만.. 성경험 있고 20대 넘으면 전문의와 상담해 접종 결정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긴 해야겠는데…"라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2가지 백신과는 '게임'이 안 되는 월등한 녀석이 곧 나온다. 기존 백신이 암을 90% 정도 예방하는 데 비해 새 백신은 이론적으로 100%에 가까운 놀라운 효과를 보인다. 그럼 일단 맞지 말고 기다려봐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조금 복잡하다. 차근차근 설명을 따라오면 윤곽이 잡힐 것이다.

암백신 접종, 초경 후 10대 초반 때 적당


'놀라운' 백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자궁경부암의 기본 틀부터 갖추자. 거의 모든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이하 HPV)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HPV는 성접촉으로 전염된다. 그렇다고 불결한 병을 옮긴다며 남성을 욕할 필요는 없다. HPV는 정상적인 성관계로도 흔히 옮겨지며 우리나라 여성 30% 이상이 한 가지 이상 HPV에 감염돼 있다.

설사 HPV가 몸에 들어왔다고 무조건 암이 되는 것도 아니다. HPV가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매우 낮으며 종양, 즉 암으로 발전하는 데도 오래 걸린다. 그 사이 간단한 검진을 통해 발견이나 대처가 충분히 가능하다. 감염 상태로 별 문제 없이 평생 사는 사람이 암에 걸리는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다.


어쨌든 성관계가 매개 역할을 하므로 성경험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감안해 공식적인 접종연령은 9∼26세다. 우리나라 평균 초경 나이가 12∼16세임을 감안하면 초경을 시작하고 성경험이 없는 10대 초반이 가장 좋은 접종시기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승철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장은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20대에 접종하는 것도 늦은 감이 있다"며 "초경을 맞은 아이들은 전문의와 상담해 접종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경험 있는 여성은 맞을 필요 없을까


그렇지 않다. 성경험을 시작하자마자 HPV가 '일순간' 몸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성경험이 있어도 현재 어떤 종류가 몸에 들어와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 백신 효과는 달라진다.


백신은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감염된 HPV에 대해선 예방효과를 내지 못한다. 몸속에 어떤 HPV가 들어있는지 검사하고 백신을 맞는 건 아니므로 "백신을 맞아도 소용없는" 사람을 골라낼 수 없다. 다만 성경험 기간이 길면 길수록, 파트너가 많으면 많을수록 백신이 효과를 낼 기회는 줄어드는 것이므로 나이가 많을수록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게 될 뿐이다.


◆백신만 맞으면 암 걱정은 끝?


그것도 아니다. 시판 중인 두 백신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15가지 발암 HPV 중 2가지로 인한 암만을 예방한다. 16형과 18형이다. 두 가지가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즉 백신을 맞으면 16, 18형으로 인한 암은 거의 100% 예방되지만 운 나쁘게 다른 종류의 HPV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은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16, 18형에 대한 면역기능이 부가적으로 다른 종류의 HPV까지 막아주는 '교차예방효과'도 있다. 이런 '플러스-알파' 덕분에 두 백신의 효과는 80∼93%에 달한다.


그런데 일련의 발견들은 모두 서양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애초 백신이 16, 18형을 목표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HPV가 흔한가는 나라ㆍ인종마다 다르며 불행히도 우리나라 여성은 특히 예외적인 사례에 속한다.


최근 발표된 한국 여성 HPV 유병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흔한 HPV는 16, 58형이었다(18∼79세, 6만775명 대상). 다음은 52,58,18형 순이다. 16, 18형 유병률 합이 서양인은 70%인 반면 한국 여성은 34% 수준에 불과했다. 논문의 저자들도 "한국인에 맞는 백신이 되려면 52,58,56형 등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했다.


자궁경부암, 이젠 정복 단계?


그런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게 오늘의 '뉴스'다. 가다실을 개발한 제약사가 16, 18형에 31,33,45,52,58형 등 5가지 HPV를 추가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성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6, 11형까지 모두 9가지 HPV 감염을 예방해준다. 김 센터장은 "최종 효과 분석이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기대되는 대로라면 기존 백신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2013년내 개발이 종료되고 허가당국의 심사를 거쳐 2∼3년후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궁암백신 딜레마..지금 맞을까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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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적으로 볼 때 기존 백신이 한국 여성 HPV 유병률의 34%를 책임진다면 새 백신은 80% 수준이다. 교차예방효과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자궁경부암을 거의 완벽히 예방해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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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3년을 기다리는 게 현명할까. 김 센터장은 "10대 초반이라면 2∼3년 늦는다고 큰 문제가 없으니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하지만 말 그대로 '나와 봐야 아는 것'인만큼 적정 연령에게 마냥 기다리라고 하기도 애매하다"고 답했다. 또 예방 범위가 넓어 가격이 비쌀 것이 분명하므로 현재로선 '비용 대비 효능'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부모들의 '조급함'을 자극해 백신 접종을 부추길 수도 없다는 사실. 판매사가 새 백신에 대한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면서, 기존 제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는 아닐까.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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