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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의 신] #3. 우렁각시 대신 우렁강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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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의 신] #3. 우렁각시 대신 우렁강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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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그 많던 수건이 다 어디로 갔을까. 욕실과 옷장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던 수건이. 아, 빨래 바구니를 보니 요기잉네? 하지만 미스터리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재활용품 박스에 모은 맥주 캔들이 지난주에 확인했을 때보다 훨씬 높이 솟아올랐다. 대체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아, 일주일 내내 하루 두 캔씩 마셨지. 하지만 의문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처음 샀을 때와 비교해 TV 화질이 확연히 떨어졌다. 수맥이나 이상한 자기장이라도 흐르는 걸까. 불안한 마음으로 브라운관을 쓰다듬었더니 아, 먼지가 쌓여있었구나. 사고서 한 번도 안 닦았구나. 하지만 수수께끼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분명히 식용으로 마련했던 감자가 냉장고 안에서 엄청난 굵기의 줄기와 함께 자라고 있다. 유전자 조작 작물의 폐해인 걸까. 원산지를 확인하려고 가격표를 보니 아, 유효년월이 올해 1월까지구나. 이거 1월에 카레 하려고 샀던 감자구나. 드디어, 모든 궁금증은 풀렸다. 우리 집에는 우렁각시 따위 없는 거다.

[독거의 신] #3. 우렁각시 대신 우렁강된장


몰래 숨어 집안일을 해줄 게 아니라면 건강식이 되어 봉사해라. 하여 이번 메뉴는 쌈 채소와 함께 먹는 우렁강된장이다. 물론 우렁 잡고 된장 지질 이유 따위 없다. 마트 가면 이미 레토르트 완제품으로 나와 있으니 가스나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된다. 하지만 독거인으로서 인스턴트 혹은 레토르트 식품에 절대 속으면 안 되는 문구는 ‘건더기가 풍부한’이다. ‘우렁’강된장이라고 하지만 그 안의 논우렁이라야 라면 건더기 스프의 버섯 정도 양인 게 보통이다. 때문에 두부나 야채를 썰어 추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선한 재료를 그것도 칼로 썰어 추가하는 건 ‘인스턴트 헌장’에 어긋나는 짓이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게, 각종인스턴트 국 제품의 건더기 스프다. 이번에 사용할 건 순두부찌개 건더기 스프다. 순두부보다는 일반 두부가 더 좋겠지만 이건 인스턴트 된장국에 두부 건더기를 포함하지 않은 식품 회사들의 잘못이다. 방법은 쉽다. 강된장을 냄비에 붓고, 생수를 강된장 봉지에 약간 부어 헹군 물을 추가하고, 앞서의 스프까지 넣고 끓이면 된다. 설명서에는 1, 2분 끓이라고 하지만 새로 추가한 건더기가 있으니 좀 더 끓이는 게 좋다. 재밌는 건,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순두부 건더기가 흐물흐물해지기보다는 쫄깃해진다는 건데 어쨌든 비주얼적으로는 상당히 그럴싸하다. 다 된 강된장에 즉석밥, 딱 한 끼 분량의 쌈 채소와 함께라면 정겨운 시골밥상이 완성된다. 슬로푸드? 훗, 15분이면 충분하다.


오늘의 교훈: 우렁각시 잡아먹으면 설거지는 누가 하나.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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