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2000년에 입사해 12년 동안 ETCH제조기술8팀의 붙박이로 지냈다. 반도체 설비의 보수 유지를 도맡아 하면서 '보수가 어렵고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란 고민을 달고 살았다. 반도체 설비가 말썽을 부리면 조원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러한 과정이 모여 탄생한 것이 바로 국가생산성대회 챔피언상의 영광을 안겨준 “체계적인 분임조 활동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관한 공적서다.
제36회 국가생산성대회 챔피언경진대회에서 챔피언상을 수상한 SK하이닉스 시각제조기술8팀을 이끈 곽철영(35)주무. 그는 “많은 설비들을 단순히 보수(Maintenance)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경쟁력을 위해서 설비를 보전하고 설비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개조 하는 일이 우리 팀의 업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출한 공적서는 팀원 10명이 똘똘 뭉쳐 서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견을 내고 아이디어를 발굴해 완성했다. 공적서안의 주요 개선 사례로 소개한 'CIS제품 감광액 제거 공정 개선으로 부적합품률 감소'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팀원 모두 개선활동에 매달렸다.
CIS 제품을 개선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CIS제품 감광액 제거 공정의 부적합품 발생이 가장 심각해서다. 곽 주무는 “이 부적합품의 비율을 낮춰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약 1억9000만원의 유형효과를 창출했다”며 “최근 3년간 개선제안, 불합리활동, 비용절감 사례, 고장ZERO활동, 테마개선 활동 등을 통 해 절감한 비용만 해도 약 29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거쳐 결국 챔피언상을 거머쥔 곽 주무는 수상비결로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춰왔기에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알 만큼 신뢰와 믿음이 있다”며 직급 가리지 않고 회의시간에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재미있는 부서가 바로 ETCH제조기술8팀이라고 귀띔했다.
12년 동안 반도체 설비에만 매달려 지낸 기술자답게 기술직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기술직 선택에 전혀 후회가 없다”는 곽 주무는 “팀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반도체 설비가 다시 가동되고 최고의 제품이 다시 생산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설비 유지 ·보수 기술자로서 최고의 제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그는 더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기술력 향상에 일조하다고 싶단다. 사내교육을 담당할 정도로 후배양성에도 열심인 곽 주무는 “후배들의 빠른 기술 향상을 위해 저희가 일하고 있는 방식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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