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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싸지만..치고 올라갈 힘이 없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리먼사태 이후 처음 PBR 1배 밑으로
외국인 순매도 기조 여전
한투운용, 9월 중 2100 의견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유리 기자]유럽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증시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들어 글로벌 주요증시들보다 더 큰 폭으로 내리며 신음하던 코스피는 전날 1760선까지 미끄러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6번에 걸쳐 1780선에서 도전을 받았지만 어김없이 이를 지켜내던 코스피는 이번 하락으로 심리적 지지선마저 무너뜨린 채 청산가치를 밑도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코스피가 1000선을 넘어선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싼 매력'은 더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지난 4월부터 순매도 기조를 이어온 외국인의 '엑소더스'는 여전한 상황이다. 얼어붙은 심리는 쉽사리 녹아내릴 기미가 없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 21.26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저점에 비해 30% 이상 급등했다.


'싸지만 바닥을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게 최근 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유럽위기 진화를 위한 정책 당국의 움직임이 더딘 데다 미국·중국(G2)의 경기모멘텀 역시 반등에 탄력을 더할 수준은 아니어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재정위기에 대처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태도는 매우 소극적"이라며 "ECB는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에 대해 엄격한 규율 준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ECB가 유로존 국채 시장의 붕괴를 좌시하지는 않겠으나 시장이 더 많은 피를 흘려야 ECB가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최근의 조정은 유럽 재정 리스크 외에 중국의 경기둔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김 팀장은 "글로벌 증시의 조정 과정에서 동북아 및 자원부국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며 "유럽 국채시장의 불안이 진정되면 코스피는 반등할 수 있겠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 수준이 청산가치를 밑도는 상황에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송유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은 예상치 못한 강력한 악재의 출현을 전제로 한다"며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나 PBR 1배 이하 '가치의 영역'이 깨질 만큼의 위력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훼손된 가치는 회복된다'는 신념으로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인 연기금과 국가기관이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경험적으로 가치투자자의 매수는 PER 8배 수준에서 집행돼 왔다"며 "이번달 순매수 규모만 3500억원에 이르는 등 벌써 '입질'은 시작됐다"고 짚었다. 가치투자자의 주요 관심 대상인 대형주와 약세장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경기방어주가 위주의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됐다.


싸지만 오를 힘도 없다는 게 다수 의견이지만 지수가 급락한 지금이 기회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CIO(최고운용책임자)는 9월 중·후반 이후 코스피가 2100까지 무난하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CIO는 25일 열린 '한국운용 3분기 펀드IR'에서 "유로존의 불확실성과 미국, 중국의 지표 악화 때문에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긴 데이터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주식은 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1·2차 오일쇼크, 대공황 수준으로 높다"며 "이보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 높았던 시기는 1·2차 세계대전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최악의 경우에도 PBR이 0.8~0.9배에 있었고, 현재는 1배를 약간 하회하고 있는데 과거 경기하강국면에서도 통상 PBR 1.0배 수준은 방어했다는 것. 김 CIO는 이를 근거로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면 1.2배인 2100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서소정 기자 ssj@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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