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중심으로 관계 부처 논의 중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코트라를 중심으로 해외 M&A 지원센터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논의 초기 단계"라며 "코트라 혼자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M&A 매물이 대거 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이들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자는 취지다.
해외 투자를 국내로 유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인베스트코리아처럼 코트라 산하에 별도 기구로 세우거나 아니면 인베스트코리아가 이 업무를 같이 맡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국내에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일과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식경제부 내에도 무역투자실 투자정책관 아래 투자유치과와 해외투자과가 같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베스트코리아가 M&A 지원업무를 함께 맡으며 확대ㆍ개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계 M&A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크게 줄었다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회복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M&A 규모는 2조2750억달러로 전년보다 4% 늘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2011년 4년간 우리나라의 유럽 기업 M&A 규모는 98억달러에 불과해 중국(582억달러)과 일본(559억달러)에 비해 크게 적었다.
유럽의 경우 앞으로도 은행 및 정부의 자산 매각과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M&A 매물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국ㆍ독일ㆍ스페인ㆍ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대거 M&A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탈리아 명품업체인 베르사체를 비롯해 철강업체 루치니, 피아트자동차 테르미니공장, 스포츠브랜드 엄브로, 스페인 최대 여행ㆍ호텔ㆍ항공업체 글로벌리아, 올리브오일 생산업체 올리보스내츄럴스 등 다수의 기업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사들의 경우 M&A를 담당하는 투자은행(IB) 역할이 미약하다. 특히나 해외시장에 대해서는 관련 지식이나 노하우가 거의 전무하다.
한 M&A 전문가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는 현 상태로 2년은 갈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매물로 나온 유럽 기업들을 사지 않으면 중국에서 다 가져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중소기업들이 외국에 나가서 M&A를 하려면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 금융사들은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며 "더이상 수출증대만 부르짖던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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