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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들 "은행 동맹 너나 하세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이탈리아와 스페인 대출중단하며 나몰라라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발 유럽 국채위기 해법으로 은행동맹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유럽은행은 이를 바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은행들은 돈이 필요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대출을 끊어버리는 등 유럽 위기 해결은 안중에 두지 않은채 이익추구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제야 은행의 본질에 눈을 뜬 것일까. NYT는 17일 ‘걱정하는 은행들이 재정동맹에 저항한다’는 기사에서 은행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은행 채권단에게도 손실분담을 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NYT는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는 은행들을 이유로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위기의 연속으로 유럽 관리들은 부실 금융기관을 통합, 감독할 은행 동맹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인들에게는 이런 ‘협약’을 대한 욕구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은행과 독일은행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부에 대출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거래은행들에 대한 대출의 많은 부분을 죄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프랑스의 스페인은행 대출은 2011년 4·4분기에 직전분기에 비해 34% 감소했고,이탈리아은행 대출은 16% 줄였다. 독일은행들도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 대출을 약 19% 줄였고 최근에는 고삐를 더 죄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은행들은 지난 6개월간 ECB의 3년 만기 장기 저리대출을 가장 많이 이용했는데, 문제는 이 돈을 기업과 가계대출을 통해 스페인과 그리스경제에 흘러들게 하는 대신 국채 매입에 거의 다 썼다는 점이다. 바로 이것이 정부의 문제가 은행의 문제가 되고,은행의 문제가 정부의 문제가 되는 악순환을 지속하게 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수석 신용전략가인 알베르토 갈로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유럽의 리스크 지역화 혹은 금융 및 은행시장의 역 통합(분리)”라면서 “이게 지속하면 정상화는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정책연구센터의 카렐 란누(Karel Lannoo) 대표는 “유럽은행들이 스페인 은행에 대출하려하지 않는 것은 스페인 감독당국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씨티그룹이 캘리포니아주에 대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처럼 단일 은행 감독기구,단일 결제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의사결정기구인 유럽집행위원회도 이달 초 지역 감독당국을 능가하는 범유럽 차원의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취약한 국가에서 은행 예금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을 포함하는 제안을 내놓았는데 미국의 연방예금보험공사와 비슷한 유로존 전체의 예금보험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새로운 은행 감독기구는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의 채권자들이 손실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함으로써 은행 구제금융의 고통을 분담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는다.


란누 대표는 최근 한 논문에서 유럽연합 조약 127조5항은 17개국 재무자관이 승인한다면 ECB가 유로존 은행 감독을 맡게 하며, 이는 17개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것보다 빠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초미의 관심사는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는 방키아와 같은 스페인 은행들이 무담보 채권으로 위험도가 높은 후순위 채권 보유자들에게 손실을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이같은 손실분담(bail-in)은 유럽연합의 금융동맹계획의 중심사안으로, 부당한 리스크를 진 투자자들을 응징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널리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이런 유형의 채권보유자들은 은행 증자시 모두 퇴출됐다.


스페인의 문제는 방키아 후순위 채권 보유자의 62%가 스페인 개인 투자자이지 해외 해지펀드나 투자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페인 정부는 실업률이 25%인 시점에서 이들 시민들에게 65%의 손실을 가할 것 같지는 않고, EU가 스페인에 손실부담을 구제금융 자금 대출 조건으로 강제할 지도 알 수 없으며 따라서 EU가 은행 동맹에 실질 권한을 줄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될 것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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