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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하락장서 주식투자 확대 무모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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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손실 불보듯… 국민들 ‘노후난민’ 전락 우려

국민연금, 하락장서 주식투자 확대 무모한 도박? 주식 직접투자규모 확대에 나선 국민연금관리공단 전광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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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연금이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해 국민연금 부실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 중 무려 69.46%인 117개 종목이 올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포트폴리오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14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2.31%에 그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행에 돈을 맡겨 놓은 것보다도 수익률이 낮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수익률 악화 주범은 주식투자였다. 수익률 악화의 주요 원인은 주식투자 분야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수익률은 -10.15%, 해외주식은 -6.97%의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냈다. 작년 국내 주식 투자규모는 62조 3451억원, 해외주식 투자규모는 19조 7166억원이었다.


<이코노믹리뷰>가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에 확인한 결과, 국내에 직접 투자해 운용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지난 4월말 현재 34조8072억원에 달했다. 직접투자를 통해 공단이 ‘지분을 5%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공시한 종목은 2011년9월말 현재 167개다. 이들 종목 중 상승한 51개를 제외한 116개 종목이 하락한 종목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식시장의 첫 거래일인 1월2일로부터 지난 6월8일을 기준일로 해 조사한 국민연금 5%이상 보유종목 중에서는 삼양홀딩스, 동아제약, 롯데칠성, 녹십자, GS건설, 대한유화, 호남석유, 현대모비스, 유니드, 롯데쇼핑, OCI머터리얼즈, 엔씨소프트, 솔브레인, LG화학, 만도, 현대백화점, LG하우시스 등 17개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들로 조사됐다.


투자 업종대표주 하락에 깊어지는 시름
이들 종목이 업종대표주여서 국민연금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유럽재정위기 등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증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 2009년 10.84%, 2010년 10.57%를 기록한대 비해 대폭 낮아진 수치다.<(표1)주요공적연기금 자산규모 및 수익률 현황>


국민연금, 하락장서 주식투자 확대 무모한 도박?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348조4681억원의 자산 가운데 23.5%(81조8600억원)가 들어간 주식투자에서 9.46%(7조678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62조1395억원이 투입된 국내 주식에서는 해외 투자보다 큰 -10.34%의 손실을 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국내외 주식 시장의 불안정이 주식투자 손실의 이유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익률이 낮아진 주요 원인은 작년 하반기 그리스를 필두로 한 유럽재정위기가 주식 시장이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2009년과 2010년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성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연기금의 특성 상 장기 수익률이 중요한데 5년 평균 6% 수익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국민들은 복지부의 분석과 달리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이 “주식투자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고 발표한 터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은퇴이후 유일한 자금이라는 인식에 위기감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직접 투자로 획득한 수익률이 -10.19%임을 감안하면 유럽발 금융위기에 여파로 요동치고 있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수익실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월말 주식시장이 2050포인트까지 승승장구하던 상승장에서도 보유종목 가치가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이 급락한 4월에는 차익실현은 커녕 손실규모가 눈덩이로 커졌다는 게 국민연금의 해명이다. 낙폭을 확대한 5월 들어서는 손실 규모도 더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하반기 공단의 수익률 전망도 부정적이다.


유럽과 미국 신용 위기로 인해 급락세를 시현하며 기존 주도주뿐 아니라 IT와 금융 등이 모두 폭락했기 때문에 증시의 추가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 김하영 팀장은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연초대비 상승세가 진행돼 주식투자 전반적으로 차익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시총에 2.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20만원 넘게 올라 차익실현은 무난하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기금운용위는 지난해 말 349조원이었던 국민연금 기금규모가 2017년 말에는 623조원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23.5%(약 82조원)이던 주식투자 비중은 2017년이면 30% 이상으로 늘어나 18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7.8%(62조원)를 차지하는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20% 이상으로 늘어나고, 5.7%(19조7000억원)인 해외주식 비중도 10%를 넘게 된다. 부동산, 사모펀드, 송유관 등 해외인프라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도 현재 7.8%(27조원)에서 10%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금운용위는 현재 71%(239억4000만원)를 차지하는 채권 투자 비중은 60% 미만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수익률 6%대를 유지하려 하면 굳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또 2060년께나 고갈이 될 예정인 국민연금은 고령화가 앞당겨지면 조기에 바닥을 드러낼 상황도 닥칠 수 있다. 국민연금 도입초기에는 현재 소득의 70%를 은퇴후 받는 예정이었지만 현재 소득대체율은 42% 수준이며 실제 대체율이 이보다 낮은 30%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는 보험연구원의 지적에 운용 전략이 자칫 미래에 최소 생활비 마저 부족한 ‘노후난민’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이코노믹 리뷰 조윤성 기자 korea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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