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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이통사 공짜 마케팅 함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7초

산업2부 김민진 차장


정보기술(IT) 업계의 마케팅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미 글로벌 무대가 전장이 된 지 오래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니 그도 그럴 법 하다.

이동통신업계의 안방싸움도 치열하다. 치열한 경쟁은 때론 마케팅 공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반칙이 횡횡한다. 신제품이 쏟아져나오는 요즘 휴대폰 단말기를 공짜로 바꿔준다는 유혹(?)이 많다. 그런데 예상 못한 불청객으로부터 일상을 침해 당할때 드는 생각은 두 가지다.


한번도 거래관계를 맺지 않았던 이동통신사나 판매점에서 어떻게 '나'를 알고 있을까. 솔깃한 제안에 앞서 불쾌함이 밀려오는 건 나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많은 곳에서 유통되고 있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발가벗겨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생각은 불법 사금융 업체, 분양대행 회사로부터 달갑지 않은 문자 메시지나 전화를 받는 것과도 연결된다. 낮은 이자로 급전을 융통해주겠다, 돈 되는 땅을 소개해주겠다, 은행 금리보다 월등히 나은 임대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등 저마다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겠다지만 정작 궁금한 것은 그들이 제시하는 돈 버는 방법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아는 불편함과 불쾌함이다.


지난 한해 동안 인터넷 해킹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는 5000만명분이 넘는다. 인터넷 사용자라면 적어도 한 개쯤은 가입했을 법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나 미니홈피 싸이월드의 회원정보가 유출됐고 넥슨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회원정보도 해킹 당했다. 인터넷 쇼핑몰인 신세계몰과 금융기관인 현대캐피탈, NH증권의 고객정보도 유출됐다.


다른 하나는 공짜의 함정이다. KT 고객센터에서는 특판이라는 이름으로 구형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인기가 높은 삼성전자 갤럭시S2나 갤럭시 노트 휴대폰 단말기를 공짜로 주겠다고 하고 LG유플러스의 한 판매점은 번호이동을 하면 이 기기를 그냥 주고 40만원을 얹어 주겠다며 전화를 걸었다. 물론 30개월 내지, 3년의 약정이 족쇄로 걸린다.


갤럭시S3나 아이폰5가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대당 100만원을 호가하는 기존의 IT기기를 공짜로 주겠다니 솔깃해진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결국 내 통신료에 비싼 단말기값이 포함된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재빨리 기기를 바꾸는 이용자들은 그나마 덜 억울할 수 있다. 단말기를 자주 바꾸지 않고 장기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내는 요금에 다른 사람에게 주는 단말기 보조금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금은 낮아지지 않는다. 나의 자동이체 통장은 한달에 한번씩 유린당하고 월급의 몇 퍼센트는 속절없이 빠져나간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를 살고 있지만 과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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