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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주세요”해서 원하는 무궁화 얻을 확률은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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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재배식물사전 역할 ‘한국의 재배식물’ 첫 발간…생산자, 판매자, 소비자들 피해 막아

“무궁화 주세요”해서 원하는 무궁화 얻을 확률은 0.5% 국립수목원이 국내 처음 발간한 '국가표준재배 식물목록'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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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정원에 무궁화를 심고 싶어서 “무궁화 주세요”라고 주문했을 때 원하는 무궁화를 사게 될 확률은 200분의 1(0.5%)도 안 된다. 왜 그럴까. 국내?외에서 개발돼 거래되는 무궁화가 200종류 이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궁화 페전트 아이(Pheasant Eye)’나 ‘무궁화 배달(Baedal)’ 등 원하는 무궁화 이름을 정확하게 들먹여야 한다.


고무나무도 18종류나 돼 혼선을 빚기 쉽다. 집에서 관상수로 많이 키우는 잎이 타원형으로 크고 두꺼운 고무나무의 추천국명은 ‘인도고무나무’다.

이처럼 재배식물은 수입업자, 재배자, 판매자들이 임의로 이름을 붙이고 불리는 과정에서 도 많은 혼란이 있었다.


특히 학명이 그렇다. 세계가 공통으로 쓰는 기준이지만 국제적 표기법에 맞지 않게 기재하거나 틀린 이름을 적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름과 함께 이에 대한 정확한 식물이 정리되지 않아 조경수, 화훼류 등의 유통에서 문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거나 개발된 재배식물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유전자원으로서 관리·활용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이 최근 이런 문제들을 풀 수 있는 ‘해법’을 내놨다. ‘국가표준재배식물목록’을 만든 것이다. 조경수, 화훼류 등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거나 팔리는 식물의 정확한 이름을 정리한 재배식물이름 목록이 나오긴 이번이 처음이다.


무궁화, 단풍나무 같은 조경수나 비비추, 원추리 같은 화훼식물 등 다양한 품종이 개발·보급돼 있는 재배식물 현황을 조사해 9528종에 대한 족보를 엮은 것이다.


국립수목원은 이를 위해 한국원예학회, 한국조경학회, 한국임학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관계자 등 전문가들과 재배식물목록위원회를 운영했다.


“무궁화 주세요”해서 원하는 무궁화 얻을 확률은 0.5% '국가표준재배 식물목록' 집에 담긴 우리나라 무궁화 품종사진들.

위원회는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과 국제식물명명규약 등 국제적 기준에 따라 학명을 정리하고 국립국어원의 외래어표기규정 등을 참고해 ‘한글추천명 명명방법’을 설명했다.


그 가운데 5648종을 뽑아 각 식물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진과 특성, 재배할 수 있는 온도를 뜻하는 내한성을 덧붙여 재배식물사진도감인 ‘한국의 재배식물-조경, 화훼식물을 중심으로’를 펴냈다.


신준환 국립수목원장은 “이 목록은 공원이나 정원의 재배식물이름(학명, 추천 국명)을 정리한 것”이라며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 사이에 부르는 이름이 서로 달라 혼선을 빚는 일이 잦았으나 앞으론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이들 내용을 국가표준식물목록시스템(http://nature.go.kr/kpn)에서도 서비스해 종이책 도감이 없어도 궁금한 재배식물의 정확한 이름과 사진을 볼 수 있게 했다. 재배식물은 특별한 특징이나 가치가 있도록 개량한 품종이 대부분이며 경제적 가치가 높은 식물유전자원들이다.


세계 각 나라에선 품종등록제 등으로 개발품종에 대한 권리를 보호키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재배식물의 중요성을 알고 영국왕립원예학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 미국원예학회(American Horticultural Society) 등에서 재배식물목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크게 느는 재배식물에 대해 꾸준한 조사와 정리로 체계적 관리는 물론 재배식물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 계획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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