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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오늘 지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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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가시돋친 댓글...두고두고 상처가 됩니다.

"악플, 오늘 지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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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올해 3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악성 댓글(악플)'로 병들고 있다. 전길남 게이오 대학 교수가 지난 1982년 5월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구미의 한국전자기술연구소를 연결하면서 시작된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누구나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소통의 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은 악의적인 댓글들이 인터넷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인터넷에 남아 있는 악성댓글들이 30년 인터넷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선행 과제로 악성 댓글 문제 해결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매월 말일 '악플 지우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악플, 오늘 지우세요"


◆10대의 절반 악성댓글에 빠져=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는 3700만 명을 넘어섰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17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이 중 악성 댓글 작성 경험이 있는 이들은 23.9%에 달했다. 허위 사실이나 미확인 정보를 유포한 경험이 있는 사용자는 57.7%로 집계됐다.


"악플, 오늘 지우세요"

특히 10대의 48%가 악성 댓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0대의 절반이 악성댓글에 빠져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윤리는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KISA에 따르면 20대(29.0%), 30대(17.4%), 40대(14.8%), 50대(11.7%)에서도 악성 댓글 경험은 적지 않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반 경제가 GDP의 약 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했고 최근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등장에 따라 모바일의 영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악성 댓글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악성댓글 이유는?=문제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이 같이 빈번하게 악성댓글을 등록하고 있으면서도 그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KISA 조사에 따르면 악성 댓글을 작성한 후 '속이 후련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0.1%에 달했고 초등학생의 경우 '재미를 느낀다'라는 응답도 42.6%로 조사됐다.


악성 댓글을 다는 이유는 '기분이 나빠져서(48.6%)'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어서(47.8%)'가 가장 많았는데 초등학생의 경우 '재미나 호기심 때문(47.5%)',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기 때문(45.5%)', '상대방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기 위해서(44.6%)' 등의 응답도 많았다. 순간의 감정이나 재미로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인터넷 악성 댓글은 사이버 폭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 중 49.2%, 10대 청소년의 76.0%가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의 신상 정보를 찾아보는 행위는 이용자 전체의 67.0%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의 참여 경험이 70%를 상회했다.


◆악성댓글 지우기, 선플 만큼 중요=인터넷 전문가들은 악성 댓글이 시간이 지나도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남아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한 번 작성된 악성 댓글은 지속적으로 남아서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다"며 "특히 대상이 사망한 경우 인터넷 상에 방치된 악플이 유가족에게 씻기 어려운 슬픔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30일 열린 인터넷 30주년 컨퍼런스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전길남 게이오대 교수는 "인터넷 30년 역사에서 바이러스, 사이버 폭력, 악성 댓글 등 많은 부작용이 있었지만 인터넷 선도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봉규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도 " 인터넷 윤리 및 성숙한 문화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종렬 KISA 원장은 "악성 댓글을 지우는 것은 선플을 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용자 스스로 매월 과거의 악성댓글을 지우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댓글 습관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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