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구직자들에게 희망 메시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24일 오전 일산 킨텍스. 작은 체구의 남성이 단상에 오르기 전까지 객석은 어수선했다.
하지만 그가 상고를 다니다 은행원이 되고, 다시 차관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인생사를 들려주는 동안 객석은 고요해졌다. 강연 막바지 객석은 숙연해졌다. 곳곳에선 끝나가는 시간을 붙들고 싶어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JOB)콘서트' 강연장에서 만난 김동연(사진) 기획재정부 2차관의 이야기다.
김 차관은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상고에 진학했다. 17살부터는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인생이 달라진 건 버려진 책을 주워 다시 학업에 매진하면서 부터다. 그렇게 주경야독으로 공직에 들어서 어느덧 30년, 김 차관은 중앙부처 넘버 2의 자리에 올랐다.
강연 중 김 차관은 "공무원이 되기 전 8년간 죽을 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시기는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인생에 암흑기가 있었다면 학창시절부터 20대 중반까지였다"며 "어려움이라는 위장된 모습으로 축복이 찾아왔던 때"라고 회고했다.
김 차관은 애플의 성공 신화를 일군 고(故)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게 잡스에게 '주어진 상황'이었다면, 대학을 중퇴한 건 자신이 '만든 상황'이었다"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려면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차관은 이어 "앞으로도 남이 낸 문제를 풀면서 사는 경우가 많겠지만, 반드시 내가 낸 문제를 풀어야하는 때를 만들며 살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내 스스로 만든 문제로 인해 지난 30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마음가짐과 태도를 다잡았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강연장을 찾은 예비 구직자들은 잇따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 청하기도 했다. 서울 A고등학교 3학년 박인홍(18) 군은 "고졸로 취업 전선에 나서려니 막연하고 불안하기만 했었다"면서 "(비슷한 환경을 극복한 김 차관의)강연을 듣고 죽을 만큼 노력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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