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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新흑묘백묘' 깃발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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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6. 내수부양 장려 나선 중국

성장 후유증인 소득격차 줄이기 처방
소비 통한 경제 중심잡기 나서
수출 위주 성장, 내수로 눈돌려


덩샤오핑은 1979년 미국을 다녀온 후 흑묘백묘(黑猫白猫)라는 논리를 앞세워 중국의 개혁ㆍ개방을 이끌었다. 어떤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한다면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다는 논리였다. 그 결과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경제대국으로 거듭났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은 지금 전국적으로 '소비붐'이 불고 있다. 정부가 직접 4월 한달을 꼬박 '소비촉진의 달'로 정한 까닭이다.


나라가 나서 국민들의 씀씀이를 키워주고 있는 것으로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 등 유통업을 비롯해 요식업, 무역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직접적인 내수부양책을 마련한 건 사상 처음이다. 앞으로 매년 명절이나 쉬는 날을 감안해 정례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여전히 유효한 흑묘백묘 = 중국식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흑묘백묘론은 30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간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인민 한 명 한 명을 잘 살 수 있게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의 화두도 경제였다. 예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복지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신화통신이 양회 기간 집계한 인터넷 검색순위를 보면 '7.5%'(중국 정부가 밝힌 경제성장 목표치)를 비롯해 임금상승ㆍ부동산 가격안정ㆍ교육 평등ㆍ개혁과 같은 단어들이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 역시 거시적인 정책과 함께 도시실업률ㆍ교육평등 등 국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들을 함께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전격 시행한 사회보험법도 이같은 중국 당국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그간 고속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노동자의 기본권을 부각시킨 것이다. 유현정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양회에 대해 "성장률 하향조정을 통한 민생분야 투자확대, 조세부담 경감과 복지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의 실질소득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며 "올해 중국 경제의 최대 목표는 국내수요의 확대"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도 자국 내 고용창출과 기술도입을 위해 외국기업이나 자본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자국 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다. 과거 수출을 통해 성장했다면 이제는 내수시장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박진형 코트라 중국본부장은 "외국기업들도 생산설비를 중국에 둔 임가공형태가 아니라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출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면서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도 해외자본을 유치할 때 환경을 파괴하는지, 인건비가 적정수준인지를 적극 따진다"고 설명했다.


[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新흑묘백묘' 깃발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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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변화, 결과는? =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부양책은 중국식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진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외견상 관(官)이 주도하지만 실제론 다른 시장경제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스럽게 성장하면서 양극화와 도농간 소득격차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부부장은 "중국 경제는 마치 늪과 오아시스가 혼재된 느낌을 준다"며 "중국 당국도 수출업체를 어떻게 내수업체로 전환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 '결핍'을 메우기 위해 고민했다면 이제는 '과잉'을 해소하는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박 부부장은 "현지 로컬 자동차메이커만 130개, 휴대전화 브랜드만 100개가 넘는다"며 "이렇게 무분별하게 성장하면서 중국 기업들도 현지 시장을 어려워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고 소득수준을 끌어올려 내수확대, 나아가 사회 전반의 안정을 불러오겠다는 건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창호 재북경한인회장은 "사회보험이 확대되고 최저 임금이 지속적으로 올라감에 따라 한국기업 경영자들이 비용부담이 꽤 늘었다"며 "한국의 외환위기 때만큼 경영이 힘들다는 사람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1개 전국 주요 성시(省市)의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은 21.7%를 기록했다. 현지 한 기업가는 "최저 임금이 매해 20% 이상 오른다면 단순계산으로 4년이면 임금이 두 배가 된다는 얘기"라며 "물가상승까지 겹치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고 알렸다.


현 시점을 조정단계로 규정한 만큼 소기의 성과는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진형 본부장은 "중국의 경제는 정부가 주도하지만 오히려 정치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구조"라며 "거시적인 정책이 정해지면 개별 경제주체들이 그 틀에 맞춰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조영주 차장, 지연진·조슬기나·최대열·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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