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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나기만 기다렸다…식음료 가격 인상 '꿈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식음료업체들이 총선이 끝나자 그동안 미뤄왔던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할 경우 장기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부의 가격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당국 등의 반대로 인상을 철회하거나 유보했던 업체들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심상치않다.

지난해 말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레쓰비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고 9% 인상했다 철회했던 롯데칠성음료가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설탕, 캔, 페트 등 자재 및 포장재 구입가격 상승과 인건비 등의 급증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벌써부터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에는 "사이다 가격이 또 오른다네요. 루트카(박카스 전용 대형 운송차량)가 와서 영맨(영업맨)이 지점장 문자 메세지를 보여 주더군요. 진짜일까 하고 봤더니 18일부터 인상확정! 이렇게 쓰여 있더라구요", "제가 가는 도매상도 인상계획이라네요", "콜라, 사이다 인상 확정입니다. 그리고 불시에 인상하기로 했답니다. 인상 날짜는 없습니다"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초 13일부터 윈저ㆍ조니워커 등의 위스키 가격을 인상하려다 정부의 압박으로 인상 계획을 유보한 디아지오코리아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피력했다.


김종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내ㆍ외부 여러가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유보키로 한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는 보류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즉 정부당국의 압박과 여론의 반발이 잠잠해지는 시기를 이용해 다시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두부, 콩나물 등 153개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7시간만에 철회한 풀무원도 가격 인상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흰우유 1ℓ의 가격을 인상할 때 여론에 밀려 인상 폭을 50원 줄여야 했던 우유업체도 가격 인상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밀가루, 튀김기름 등 원재료 가격이 예전보다 40% 가량 상승했지만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제과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국세청으로부터 두번이나 퇴짜를 맞은 오비맥주도 가격 인상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언제까지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소비자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식음료업체들도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답답한 상황"이라며 "한계점에 다달은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여러 업체들이 인상 시기를 조심스럽게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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