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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춘이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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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봄비가 소리 없이 내린 6일 오전 단국대학교 죽전 캠퍼스. 기획재정부 김동연 2차관이 대학생 50여명과 마주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가장학금 제도의 설계자로서 학생들에게 직접 장학금 제도의 개선책을 듣기 위해서였다. 재정부 고위관료 자격으로 캠퍼스를 방문한 만큼 대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새학기가 막 시작된 캠퍼스엔 봄 기운이 완연했다. 그러나 간담회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대학생들의 표정에서도 특유의 패기나 재기발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졸업 후 학자금을 갚는데 20대를 모두 허비하게 생겼다"(경영학과 손정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데 국가장학금 성적 기준(B학점 이상)이 너무 높다"(법학과 송병환)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당초 한 시간으로 예정된 간담회는 대학생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면서 40여분이나 연장됐다. 급기야 김 차관은 "제가 지금과 같이 국가장학금이 있었다면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대학에 갔을 것"이라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김 차관은 상고를 나와 늦깎이로 대학을 마쳤다.

이날 간담회 대학생들의 고민을 집약한 한 가지 단어는 '일자리'였다. 간담회의 첫 질문부터 "취업이 안돼 창업을 준비한다"는 대학생이 까다로운 창업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정 곳곳에선 "캠리(캠퍼스 리쿠르팅, 기업의 취업설명회)",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 등의 단어를 어렵지 않게 들었다. 대학 시절 대부분을 취업 준비에 쏟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차관은 이날 학생들에게 "청춘은 오르막"이라며 "오르막길은 평지 보다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는 시기는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의 격려처럼 우리가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는 것은 힘든 여정 끝에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학생들 역시 등록금이 비싸도 졸업 후 번듯한 직장을 얻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이렇듯 답답해하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 복지"라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제대로 실천되길 기대한다.


지연진 기자 gyj@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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