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석유 매장량이 70억 배럴로 추정되는 ‘석유 노다지’ 남중국해를 놓고 국가간의 해묵은 영토분쟁이 재현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르네 알멘드라스 필리핀 에너지장관은 필리핀 에너지 개발 사업에 참여한 외국 기업을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필리핀 팔라완섬 서북부 해역에서 석유·가스 탐사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이번에 추진 중인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은 지난해 6월 필리핀 에너지 당국이 탐사사업을 허가한 15개 구역 가운데 2개 구역이고, 앞서 지난해 다른 2개 구역은 영유권 분쟁 해역인 ‘필리핀해’에 포함돼 중국이 남중국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필리핀간의 영토분쟁이 재현 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주변국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루트로서 매년 약 4만여척의 선박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한국, 일본, 대만의 석유 90%가 이곳을 통해 수입된다.
또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액화천연가스(LNG)중 3분의 2 이상이 남중국해를 경유한다.
하지만 남중국해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바로 막대한 석유매장량이다. 미국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중국해에는 70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있고 생산량도 하루 250만배럴, 천연가스는 석유매장량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중국해 남단 수 많은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난사군도 동쪽해역의 영유권을 갖고 있는 필리핀은 1940년대 중반부터 석유, 가스탐사를 시작하면서 동남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남중국해 탐사를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부(IEA)자료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은 매년 남중국해에서 350만배럴의 석유 및 2831만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중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오는 2015년말까지 남중국해에서 석유, 가스 생산비율을 내륙생산의 5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 12차 5개년 계획에도 남중국해를 중국의 10대 석유가스 전략지역중 하나로 선정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남중국해 도서와 인근 해역에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해역에서 벌이는 활동은 모두 합법적”이라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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