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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음료 ‘헛개차’ 철 없는 인기몰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54초

광동제약 야심작 리뉴얼 월 300만병 판매 돌파 눈앞

남성음료 ‘헛개차’ 철 없는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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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료시장에 ‘철 모르는’ 제품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통방식을 이은 차 음료들이다. 그 중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는 제품은 헛개나무를 재료로 한 헛개 차 음료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헛개음료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은 광동제약의 ‘힘찬 하루 헛개차’다. 지난해 3월 ‘남성들의 차’라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았고 성수기가 지난 뒤에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1 2011년 12월 9일 오후 4시.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주간 마감회의 겸 연말 보고서 작성에 대한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 이날 저녁에는 회식 겸 송년 모임이 있는 날이다. 이날 회의를 준비하던 홍일점 김 대리는 송년모임을 앞둔 남성 동료들에게 ‘헛개차’를 한 병씩 돌렸다. 동료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지만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챙기기 위한 속셈도 포함됐다. 덕분에 이날 술자리에서 김 대리는 동료들의 배려(?) 덕분에 말짱한 정신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2 연일 이어지는 야근으로 밤낮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한 디자인 사무실. 아침 일찍 사무실 문을 여는 양 사장의 손에는 편의점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 안에는 디자인실 직원들에게 줄 음료가 담겼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헛개차. 평소 양 사장이 즐겨 마시는 음료지만 이제 직원들도 같이 찾는 종류가 됐다. 야근과 철야로 찌든 직원들에게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다른 음료보다 전통 생약 성분의 한방차를 마시게 하고 싶은 양 사장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에 따르면 힘찬하루 헛개차의 올 3분기 판매액은 8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6% 급성장한 수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의 헛개차는 올해 성수기를 맞으면서 월 260만병을 상회하는 판매량을 보였는데 추위가 찾아 온 겨울에도 그 여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헛개라는 원재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연말모임이 많은 12월에도 판매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월 300만병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보통 음료 성수기는 6~8월을 전후한 여름시즌을 가리키는데 이 시기는 각종 음료들이 ‘전쟁터’로 비유될 정도로 매출이 집중되는 때다. 업계에서 연간 4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하는 국내 음료 시장 매출 중 몇몇 종류는 여름매출이 겨울에 비해 약 50%까지 많이 나타날 정도라고 한다.


음료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철 모르는’ 제품군으로 여겨지는 2500억원 시장의 차 음료만 하더라도 여름 성수기에는 다른 계절보다 3~5% 정도 더 팔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성음료 ‘헛개차’ 철 없는 인기몰이


하지만 이런 차 음료 시장의 흐름을 확 바꿔 놓은 것이 바로 ‘헛개차’다. 헛개 음료가 남성의 기능성 음료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동제약은 “지난해의 경우 헛개차의 11~12월 매출은 7~8월에 비해 오히려 17%나 많았다”면서 “현재 시장에 나놔 있는 헛개 함유 음료는 30종 가량으로 이들도 대부분 비수기 매출이 성수기 못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여름에 집중되는 게 일반적인 차 음료 시장의 매출이 유독 헛개차 등 몇몇 음료에서 ‘전선’을 확대하는 현상을 가져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업계는 ‘남성 차’가 갖는 특징으로 풀이하고 있다.


헛개차의 원료인 ‘헛개’가 간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종 모임과 업무가 집중되는 연말연시에 건강을 생각하는 남성들과 주부들이 헛개차를 챙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헛개차는 음료일 뿐’이라며 기능성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고 있지만 전통 한방에서나 소비자들의 인식은 헛개의 기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동 헛개차, 디자인 리뉴얼 파격적
이런 헛개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광동제약은 ‘남성들의 차’로 자리매김한 힘찬 하루 헛개차의 디자인을 새롭게 리뉴얼 하면서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전국 5대도시 16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음용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남성 소비자의 71.4%가 만족했다는 답변을 보여 58.9%로 나타난 여성 소비자 만족도를 크게 앞질렀다”며 “따라서 헛개차의 주요 소비자인 남성들의 만족도를 강화하기 위해 리뉴얼을 결정, 거칠고 강한 남성 이미지의 라벨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 선보인 패키지는 흰색 바탕에 단원 김홍도의 씨름도 이미지를 삽입해 남성성을 강조했던 기존 패키지와 달리, 강한 느낌의 블랙으로 변경됐다. 일반 차 상품이 부드러운 색상으로 디자인 되는 것과 달리 매장에서의 돌출도와 ‘남자들의 차’라는 제품 콘셉트를 보다 강력하게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음료상품에 블랙 색상을 시도한 파격성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콘서트 ‘애정남’의 최효정이 “남자는 검은 짐승”이라는 표현이 절로 생각나는 대목이다.


패키지 메인의 한자 표기도 흥미롭다. 중앙에는 강하고 힘찬 붓글씨의 느낌으로 한자 ‘男(사내 남)’을 형상화 해 디자인의 돌출도를 강화한 것은 패키지만 보더라도 남자들을 위한 차라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이 노무족(No more uncle), 로엘족(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 등으로 불리며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소비에 나서고 있는 남성 소비자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외모와 이미지를 고려하면서 남성성을 강조하는 추세가 대중에게 어필되면서 제품 및 디자인 기획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미니 인터뷰 | 이정백 광동제약 마케팅본부장/상무이사
“피로에 지친 남성건강茶 콘셉트 먹혔다”


남성음료 ‘헛개차’ 철 없는 인기몰이

‘힘찬하루 헛개차’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국내 차 음료 시장은 소비자가 기준으로 연간 약 25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여성을 타깃으로 하거나 성 구분이 모호했다. 마침 남성들이 소비 주체로 나서고 있고, 남성들이 강조되는 트렌드가 일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그같은 제품의 필요성이 대두하게 됐다.


남성차라고 규정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나.
남성들이 좋아하는 맛과 풍미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방에서 말하는 ‘헛개’의 간 보호 기능 등을 연상할 수 있는 소재 특성 등을 고려해 남성 차로 포지셔닝 했다.


그동안 소비자 반응은 어떠했나.
지난해 3월 첫 출시된 이후 올해 매출이 약 3배 정도 신장됐다. 남성들이 회의나 회식, 업무를 볼 때 자주 찾고, 주부들도 남편들을 위해 챙긴다고 한다.


남성 차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나 다른 이유는 없나.
아무래도 ‘헛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생겨났고, 회사에서도 ‘남성 차’라는 콘셉트로 꾸준히 소구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마침 남성 소비자들도 본인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한 추세와도 맞아떨어졌다. 문화적으로도 ‘짐승돌’이라고 해서 남성성을 강조하는 시류도 도움이 됐다.


힘찬하루 헛개차가 ‘철 모르는’ 음료라고 하던데.
보통 음료시장의 성수기는 여름을 말한다. 하지만 힘찬하루 헛개차는 비수기로 들어선 현재까지 매출이 꾸준하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체력 안배’나 ‘체력 보강’을 꾀하려는 마음이 작용하면서 구매가 이어지는 것 같다.


어떤 소비자들이 많이 찾나.
직장인 남성들이 주요 고객이지만 여성들도 자주 마신다. 물론 여성들이 남편이나 친구를 위해 챙기는 수요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남성 차’라고 규정했는데, 여성이 마시면 안 되는 것인가.
광동 옥수수수염차처럼 여성들의 V라인을 콘셉트로 한 차 음료를 남성들이 많이 찾는 것처럼 여성들도 마음껏 마셔도 된다.


새로 디자인을 리뉴얼 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소비자 조사 결과 음용 후 남성 소비자 만족도가 여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시장 분위기도 그랬고…. 남성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보다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서 남성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리뉴얼한 이후 소비자 반응은 어떠한가.
진열대에 보면 수십 종의 음료가 있는데 그 중 리뉴얼 한 제품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손이 자연스럽게 간다는 애기가 많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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