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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에 불나면? 믿을 건 소방관의 체력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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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에 불나면? 믿을 건 소방관의 체력 뿐" 1일 실시된 인천서부소방서의 초고층 빌딩 화재 진압 훈련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1층에서 55층까지 뛰어 올라간 후 지친 표정으로 지휘관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서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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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퀴즈 하나. 요즘 들어 속속 지어지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의 55층 꼭대기에 불이 나면 소방관은 불을 어떻게 끌까? 정답은 "소방관이 1층에서부터 55층까지 뛰어 올라가서 끈다"이다.


요즘같은 최첨단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 당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고가사다리차는 최고 25층까지만 닿을 수 있다. 압력을 이용해 물을 분출한다해도 30층 이하에서나 불을 끌 수 있다.

그래서 초고층 빌딩의 상층부에서 불이나면 소방관이 직접 호스를 들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 각 층마다 설치된 송수관에 연결해 불을 끌 수 밖에 없다. 헬기로는 인명구조만 가능할 뿐 진화는 불가능하다. 물을 쏟아 내봤자 건물 내부로 들어 오는 것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초고층 빌딩에는 강화된 기준에 의해 스프링쿨러나 방화벽 등이 촘촘히 설계돼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의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 화재에서 보듯 화재시 고장 등의 이유로 무용지물일 때가 많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있는 곳의 소방 당국은 실제 소방관들을 동원해 1층부터 최고층까지 뛰어 올라가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도 1일 오전 초고층 건축물인 5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인 청라풍림엑슬루타워에서 전직원들을 동원해 '현장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말만 '현장 적응'이지, 실제론 전직원들이 10kg 이상 나가는 산소통을 지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무겁고 답답한 화재진압복까지 껴 입고 건물 1층에서 55층 꼭대기 옥상까지 뛰어 올라가는 훈련이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갈수도 있지만, 진짜 큰 사고가 날 경우 가동이 정지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훈련에 참가한 150여 명의 소방관들은 무거운 짐과 답답한 진압복을 입었지만 모두 15분에서 20분 사이에 건물 꼭대기까지 뛰어 오르는 데 성공했다. 착용한 산소탱크에 들어 있던 공기를 80% 가량 소모할 정도로 '중노동'이었다. 소방관들은 뛰어 오른 직후 얼마나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지를 측정하기 위해 맥박을 재기도 했다.


서부소방서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은 내부 구조가 밀폐형으로 되어 있어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에 화재시 대형인명사고 우려가 많아 완벽한 초기대응이 중요하며, 화재발생시 진입 및 활동의 곤란으로 인한 소방공무원의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며 "앞으로도 강한 소방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훈련을 실시하여 현장대응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초고층 빌딩에서 화재가 나면 믿을 것은 소방관의 두 다리와 체력 뿐이라는 얘기다. 150층 이상의 제2롯데월드 등 초고층 빌딩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21세기 최첨단 국가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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