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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먹은' 한국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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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 안보이는 場..보고서 안 쓰는 게 아니라 무서워 못써"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8월은 분석 보고서를 쓰기에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초대형 악재가 잇따르며 폭락장세를 연출했던 이달 들어 국내 증권사의 분석 보고서 발행건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례가 없던 해외 재료들이 터져 나오면서 기록적인 증시 낙폭이 전개됨에 따라 일상적인 분석 수단으로는 적정가치를 산정하고 투자전략을 수립하기 곤란했던 탓으로 보인다.

26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 이달(25일까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보고서는 총 4157건으로 올 들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날이 4거래일에 불과하고 월말인 점을 감안할 때 중동지역 악재로 심한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던 지난 2월(4538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며 상승장 기대감이 충만하던 1월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6215건의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으며 3·4·5월과 7월에도 5000건 이상의 분석 리포트가 투자자들에게 제시됐었다.

분야별로는 기업분석 보고서, 주식투자 전략, 중국동향 보고서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식전략 보고서는 1월 1125건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 775건에 불과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정 업종을 연구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아무래도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좋을 때는 외부에서 자료를 많이 요구하고 소개하고 싶은 부분도 많지만 시장이 나쁠 때 보고서를 쓰면 불난 종목에 부채질하는 꼴이 되는 것 같아 발행건수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을 전망하면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투자분석 애널리스트들의 고충은 더했다. 코스피지수 예상 최고치를 연초에 2500선으로까지 내놨으나 1600~1700선으로 추락한 지금 상황을 맞아 다급히 전망치를 수정해야 했던 탓이다. 그렇다고 선제적으로 전망치를 내리는 것도 부담이다. 리서치센터의 신뢰도와 관련된 사안인 데다 영업부서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전략을 맡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리서치는 기본적으로 법인영업을 위해 있는데 시장이 좋지 않으면 법인영업 자체가 힘들어지다 보니 보고서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며 “투자전략 분야에서도 새로운 이슈가 없으면 그에 따라서 보고서가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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