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천하지대본’. 故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이 한 말로 기업은행 본점 건물 화강암에 새겨진 문구다. 기업이 국가 경제의 원천이고, 국가의 부를 생성하는 기본이라는 생각에서 내건,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에 비유된다. 이 말은 기업은행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잘 설명해 준다.
“고객은 은행의 전부이자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조행장이 고객 최우선 경영의 다짐을 위해 명심보감의 ‘출문여견대빈(出門如見大賓: 밖을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을 귀한 손님 섬기듯이 하라)’이라는 구절을 인용해 한 말이다.
조행장의 말처럼, 기업은행은 지난 50년간 중소기업과 더불어 많은 일을 해왔다. 중소기업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중소기업이 국민 경제에서의 역할과 위치는 매우 크다. 300만개 기업이 있다고 하면 그 중에서 99.8%가 중소기업이고, 대기업은 겨우 5000∼6000개에 지나지 않으며, 고용인원 수 1200만명 중 1000만명을 중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자유경제 체제 유지와 신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 매년 3만∼5만개의 기업이 창업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중소기업금융은 기업은행의 가장 중요한 핵심사업이다. 기업은행 전체 대출액의 82%를 중소기업에 대출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금융은 매우 어렵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도 크고, 취급 비용도 많이 들고, 또 정확한 신용상태를 파악하기 힘들고,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5년을 넘겨 생존하는 확률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운 부분은, 대기업으로부터 어음을 받고 그 어음이 3개월, 6개월까지 늦어져 결국 자금난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부도라도 나면, 연쇄부도 현상에 빠지게 되는 어음제도의 문제점이 있다.
중소기업들이 자금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재무구조 문제다. 재무구조가 나쁘다 보니 은행 신용평가를 낮게 받게 되고, 신용평가가 나쁘니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 금융지원을 더욱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다른 말로는 “비가 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겠다”라고 표현한다.
경기가 좋으면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경기가 나쁘면 축소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국민 경제의 진폭을 크게 하는 역기능을 하기 때문에, 은행 역할의 공공성 중에 중요한 것의 하나인 경기 조정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기업은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면 과잉투자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경기가 불황일 때는 좀 더 과감하게 리스크를 안더라도 투자를 해서 조기 경기회복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故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이 한 말 중에 일기예보론, 기업주치의론이라는 말이 있다.
일기예보론은 중소기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한 경영이 지속되도록 사전에 미리 경영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금 뜨는 뉴스
기업주치의론은 기업금융에서 은행의 역할을 ‘사후조치’에서 ‘사전예방’으로 개념을 혁신한 유명한 사례다.
조 행장이 취임사에서 “기업은행을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 세계 초일류은행으로 만드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세월이 지나 어떻게 현실이 될지 지켜보자.
이코노믹 리뷰 이학명 mrm9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BK기업은행 50년]반세기 ‘中企의 벗’ 모토는 ‘기업인천하지대본’ 정신](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1070810311744106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