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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금 늘리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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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진입기준 높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담당할 프라임브로커의 자본금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다. 정부가 자기자본 3조원을 하한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본금 확충이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주주들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우기 정부는 아직까지 최저자본금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막연하게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국내 증권사에 사업허가를 내줄 방침이라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자본금을 얼마나 늘려야 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프라임브로커의 자기자본이 3조원으로 정해질 경우 현재 자기기자본이 2조5000억~2조8000억원대인 대형 증권사들도 추가부담을 해야 진입이 가능하다. 대상을 업계 상위 10개 증권사로 확대하면 최대 1조5000억원 이상 자본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현재까지 프라임브로커 사업에 의지를 표명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등으로 이들은 1000억~1조1000억원 이상을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

업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자본확충 방식은 제3자배정 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인수합병(M&A), 후순위채 발행, 자본전입 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어떤 방법이 가장 유효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게 증권업계 실무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금융지주회사 소속인 증권사는 지주사의 지원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이 가장 수월하지만 프라임브로커 사업의 수익성을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없는 만큼 단기간내에 지주사를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증권사의 금융업종 담당 연구원은 “지주사로부터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사업에 수천억원을 한꺼번에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확한 기준이 나와야 하겠지만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할만한 지주사는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쪽이 수월하지만 주식가치 희석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크다. 후순위채 발행도 대형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내놓을 경우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IR팀장은 “유상증자가 가장 빠르고 편리하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주주의 실질 자금여력과 지분율 축소로 인한 경영권 우려도 민감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이 2조8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2000여억원만 늘리면 되 그리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어떻게 해서든 조건에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고 신한금융투자도 자본확충을 위해 지주사에 증자를 건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은 자기자본 기준은 대형 증권사간 출혈경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충분히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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