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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서로가 말하는 현역시절 '황선홍-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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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서로가 말하는 현역시절 '황선홍-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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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 대행은 199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황 감독은 A매치 103경기에 나서 50골을 뽑아냈고, 최 감독 역시 67경기서 27골을 넣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선 함께 '4강 신화'를 일궈내기도 했다.

둘은 한일 프로축구를 모두 섭렵했던 골잡이로도 유명하다. 황 감독은 1999년 J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최 감독도 2000년 K리그 MVP에 올랐다. 매 시즌 득점 랭킹 상위권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치열함을 자랑하는 가시와 레이솔(황선홍)-제프 지바(최용수) 라이벌 구도의 중심에도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11일 서울과 포항의 정규리그 13라운드에서 둘은 감독으로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이제는 각 팀의 수장이기에 서로를 '황 감독' '최 감독'이라고 불렀지만, 현역 시절부터 경쟁자인 동시에 동반자였던 사이. 인터뷰 도중 자기도 모르게 '선홍이형', '용수'라는 말이 튀어나올 만큼 막역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선배 황선홍에 대해 "평소엔 남의 얘기도 잘 들어주고 굉장히 유한 성격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달랐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승부근성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황 감독은 현역 시절 대단한 승부욕을 자랑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선 눈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고도 경기를 이어갔다. 1998 프랑스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진통제 투여까지 불사하며 끝까지 대회 출전을 강행하려 하기도 했었다.


특히 1998년 당시를 떠올리며 최 감독은 "출전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불어 "그런 열정은 지금 선수들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시절 한 가지 에피소드. 프랑스 입성을 보름 남짓 남기고 둘은 함께 식사를 했다. 당시 한국은 IMF 구제금융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한국의 두 간판 공격수는 "국민들을 위해 한국 축구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했다. 둘이 힘을 합친다면 안 될 것이 없어보였다.


실제로 그랬다. 프랑스월드컵 직전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황선홍과 최용수의 연속골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대회 본선에 대한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월드컵을 불과 며칠 앞두고 상황이 돌변했다. 황 감독은 중국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최 감독은 본선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김도훈에 밀려 벤치를 지켰다.


최 감독은 "그때 황 감독이 자기만 믿으라고 했었다. 나도 몸 상태가 최고로 올라오며 주목받던 시기였기에 자신있었다. 그런데 정작 월드컵에 가서 한 명은 부상으로 벤치에만 앉아있었고, 한 명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니..."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황 감독도 후배에 대한 질문에 미소부터 띄웠다. "1996 애틀란타 올림픽 당시 내가 와일드카드로 뽑혔고 그때 많이 친해졌다. 요즘 들어 재미있는 말투와 어록으로 주목받지만 선수시절에도 우리끼리 있을 땐 굉장히 위트 있는 친구였다. 물론 골잡이로서의 능력도 최고였다"


호평은 함께하지 못했던 아쉬움으로도 이어졌다. 둘은 현역 시절 한 클럽에서 뛴 적이 없다. 물론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지만 당시 한국은 원톱을 썼다.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이 동시에 나올 기회는 그만큼 거의 없었다.


"공격수로서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그랬기에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최 감독이 있으면 내가 해야 하는 것 외에 다른 걸 더 할 수 있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셈인데 A대표팀에선 투톱을 쓰지 않아 함께 뛸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 점이 정말 아쉽다. 한국 축구에 다시 없을 좋은 조합이었는데…"


더불어 그는 최 감독의 '톡톡 튀는' 캐릭터가 부럽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미지가 굳어져서 안된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고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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