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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이전 지역경제 살리는 '효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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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민계홍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기고

"공공기관 이전 지역경제 살리는 '효자'로" 민계홍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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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예정보다 3년이나 먼저 본사를 경주로 이전했다. 지난 3월 28일 이전을 시작해 한달 뒤에 현판식을 갖고 이전을 마쳤다. 경주이전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참으로 고민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생활의 터전이 변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다독일 수 있을 것인지, 경주 주민들은 우리를 반겨줄 것인지, 어떻게 경주의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그러나 경주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공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가졌다. "이웃이 된 것을 환영 합니다" "경주의 대표기업이 되어주십시오" 등 경주 입구부터 시내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을 통해 경주 시민들의 기대와 격려를 접한 직원들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한층 고무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경주 조기 이전을 전격 발표하고 석 달이 지나지 않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여덟명이 퇴직했다. 전체 직원 250명 가운데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공단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가슴 아픈 일이기도 했고 조직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나머지 직원들 모두 본사이전의 취지에 공감하고 우리 공단이 진정한 경주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점에 수긍해 주었다.


본사 조기 이전을 결정하면서 염두에 둔 곳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휴양지로 손꼽는 프랑스 니스이다. 니스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하게 된 것은 프랑스 정부가 남부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니스 주변인 소피아 앙띠폴리스(Sophia-Antipolis)에 전략적으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소피아 앙띠폴리스는 조성 당시만 해도 경주와 비슷하게 농업과 관광만으로 유지될 뿐 지적 자산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후 주요 공공기관과 연구기관, 대표기업이 입주하면서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지역의 하나, 유럽 3대 지식기반 선도지역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프랑스어로 '지혜의 도시'를 뜻하는 이름이 제 값을 하게 된 셈이다.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니스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여 다른 공공기관 이전의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지방분권에도 일조하고 있다. 공단도 자발적인 경주이전이 공공기관과 지역 간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지역 성장의 기반을 일궈가는 선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 공단이 경주 시민들의 가슴 속에, 국민들의 인식 속에 뚜렷하게 자리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폐장 공기지연 발표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고 두 차례나 안전성 검증을 받았지만 신뢰가 취약한 상황이다.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이 멀지만 우리 공단은 앞으로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주는 물론 주변지역까지 동반성장하여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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