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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방위적 압박에 중소제약사들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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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등 6개기관 합동 리베이트 수사착수
'리베이트로 연명' 중소사 중심 큰타격 예상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연 매출액 1000억원 안팎인 A제약사는 지난해 거래병원에 현금 및 상품권 등 리베이트를 대대적으로 지급했다. 통상 처방이 나온 후 리베이트를 결산하는 게 보통이지만 A사는 6개월 치 리베이트를 미리 지급했다. 그 해 11월 시행된 쌍벌제를 피해가려는 수법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식의 '선지급 리베이트'는 당시 상위, 중하위 제약사를 가리지 않고 성행했다.


#소형 B제약사는 최근 선지급한 리베이트 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미 쌍벌제가 시행돼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되면 큰일이지만,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당장 처방이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 영업사원도 실적에 대한 압박 때문에 개인돈으로 리베이트를 주거나, 병원 경영 컨설팅을 무료로 해주는 식의 '편법 리베이트'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꿰뚫어 보고 있는 정부가 이참에 불법 리베이트를 아예 근절시키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보건복지부와 검찰, 경찰 등 6개 관계 부처는 공동으로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꾸리고 5일부터 대대적인 제약업계 단속에 착수했다.


최근 리베이트가 극성을 부리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쌍벌제가 시행되기 전 제공된 '선지급 리베이트'가 효력을 잃자 제약사들이 다시 리베이트 영업에 나선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시장규모가 큰 제품들의 특허가 동시다발적으로 만료되며 카피약들이 시장에 쏟아졌는데, 카피약은 기본적으로 품질 및 가격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리베이트 영업이 판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주로 중소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위사에 비해 '브랜드력'이 없는 중소제약사로서는 리베이트 없이 카피약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조사하거나 적발한 리베이트 사례들은 대부분 중견 및 소형 제약사에 집중돼 있다. 지난 4일 조사가 이뤄진 K사 역시 매출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제약사로, 의사들에게 처방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조사는 중장기적으로 제약업계에 구조조정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적발될 경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뿐 아니라 해당 제품의 약가가 인하되는 조치를 받게 된다. 예컨대 리베이트는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대표 품목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대표 품목의 약가가 떨어질 경우 회사 존립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 근절이란 명분에 반대하기 어렵지만, 당장 카피약에서 신약으로 체질 개선을 할 수 없는 중소제약사들로서는 현재의 정부 정책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의심될 만한' 행동은 아예 중단했다는 상위제약사들도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소위 '털어서 안 나오는' 제약사가 없을 텐데, 앞으로 수십 건의 위법행위가 포착될 경우, 이를 명분삼아 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카피약의 마진을 이용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고, 일부 앞서가는 제약회사의 경우 성과를 내기 직전에 있다"며 "기본적인 수익기반을 일괄적으로 흔들 경우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 속도가 그만큼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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