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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공포', '환율', '중동 불안'..해외건설 수주 '3중苦'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해외수주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이렇다할 대형수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우리나라는 196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를 수주하면서 1분기에만 연간 수주액의 3분의 1이 넘는 280억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 1분기 해외수주는 126억달러로 UAE 원전 수주를 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84억달러)을 크게 앞선다. 중동 정정불안과 일본 대지진에 따른 세계 경기 위축 불안감 등을 감안하면 단기 실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중동 내의 우리 텃밭인 리비아에서의 대형 공사들이 차례로 중단된 데다 들불처럼 번지는 중동 정정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당장 수주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사능 유출에 따른 원전 공포도 대형 악재다. 지난해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30년까지 세계 44개국에서 원전 430기(45만2230MW)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1기당 건설비용(기자재 포함)이 44억달러(UAE 한국형 원전은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20년간 세계 원전 시장 규모는 1조892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34기의 원전 발주를 계획했던 중국이 신규 원전 건설 승인을 잠정 중단하고 원자력 발전 용량을 대폭 늘리려던 계획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17개 원전 중 노후한 7개 원전의 가동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인도 등은 원전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태도지만 반대여론이 커질 경우 신규 사업 지연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2012년까지 10기의 원전을 추가 수주하고 2030년까지는 총 80기의 수주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환율도 복병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5원 내린 1086.6원으로 마감됐다. 1090원 벽이 깨진 것은 2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중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율이 여기서 더 떨어지면 해외 건설수주 수익성 저하가 뻔하다. 물론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들은 환율 리스크 헷징을 해놓은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철강ㆍ시멘트값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미칠 영향이 크다.


국내 건설수주가 활발한 것도 아니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액은 지난해보다 0.5% 감소한 102조7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2007년 건설수주액이 127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2008년(120조1000억원), 2009년(118조7000억원), 2010년(103조2000원) 등 4년 연속 감소세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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