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인도네시아의 식품물가 급등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강우 피해에 따른 작황 악화로 식품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카르타의 채소판매점들은 인도네시아 음식의 필수 양념인 칠리고추 값이 몇 주 사이에 다섯 배 오른 1Kg당 11달러까지 치솟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인 1억 명 이상이 하루 2달러 미만 수준의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치솟은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칠리고추 구입을 포기하고 있다.
폭우로 쌀 생산량이 급등하면서 쌀값도 급등하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계속된 폭우로 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 120만t의 쌀을 수입했다. 올해는 이보다 수입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자카르타 근교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우장 마주딘은 "폭우로 작물 수확량과 매출이 15년 전 농장을 인수한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을 해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다음달 120명 가운데 25% 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물가상승률은 6.9%로 20개 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설정한 목표치 4~6%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인도 중앙은행은 17개월째 기준금리를 최저수준인 6.5%로 유지하고 있는 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민 나수티온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금리인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서 "금리인상 시기는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등 다른 유동성 억제 조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인상 시기와 인상률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29일 시중은행들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두 단계에 거쳐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오는 3월1일 지준율을 5%로 인상한 후 6월1일부터 8%로 올릴 계획이다. 현재 지준율은 1%다.
한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칠리고추 가격 안정을 위해 집집마다 칠리고추를 심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약 10만 가구에 칠리고추 종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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