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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살’ 도려내는 비만약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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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틸·슬리머 등 히트 의약품 시장서 퇴출
부작용 논란에 1000억대 시장서 절반 ‘싹둑’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살빼는 약 ‘시부트라민’의 시장퇴출이 국내 제약회사들의 직접적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 연 1000억 원대를 형성하던 비만약 시장도 크게 요동칠 태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오늘(13일) 오후 3시 회의를 열고 미국과 유럽에서 퇴출된 ‘시부트라민’의 국내 판매허용 여부를 논의한다. 극히 제한적인 사용으로 결론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사실상 퇴출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시부트라민은 국내에서 리덕틸, 슬리머, 엔비유, 실크라인 등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약은 리덕틸인데 지난해 매출이 186억원에 이른다.

2위 제품은 한미약품의 슬리머로 120억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만 44억원 어치가 팔렸다. 연매출이 6000억원에 이르는 한미약품 입장에선 ‘작은 품목’이라 할 수도 있으나, 그간 회사측이 슬리머에 들인 ‘공’을 생각하면 뼈아픈 현실이다.


한미약품은 타 복제약 제약사와 달리 자체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슬리머 개발에 큰 돈을 투자했다. 이어 ‘개량신약’이란 강점을 내세워, 2007년 호주 아이노바사와 7년간 총 1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유럽진출도 노렸는데 연말 께 시판허가가 예상됐다.


내수시장에 한계를 절감한 한미약품이 ‘수출 제약사’로 전환하는 데 ‘슬리머’가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된 셈이다.


지난해 각각 40억원과 33억원을 기록한 종근당의 실크라민, 대웅제약 엔비유도 시장 자체가 사라짐에 따라 어느 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또다른 관심사는 전반적인 비만약 시장의 변화다. 시부트라민 제품은 전체 비만약 시장 1000억원 중 절만인 500억원대를 차지하는데, 나머지는 제니칼과 향정신성의약품이 나누고 있다.


제니칼 복제약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제니칼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돼, 시부트라민 제제로 손해 본 부분을 보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서양인에 더 적합한 제니칼의 특성 때문에, 반사이익은 오히려 향정신성의약품 쪽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향정신성의약품 시장이 급속히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이유로 식약청이 시부트라민 퇴출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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