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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양문석효과' 기대반 우려반

[아시아경제 명진규 정보과학부 기자]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이 김재철 MBC사장에게 "물러나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4대강 관련 PD수첩 방송을 보류시킨 김재철 사장이 언론의 편성권을 침해,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다.


양위원은 김사장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과 함께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 MBC PD수첩 결방 문제를 다루도록 공식 안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으로서 한 표를 확실히 행사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이같은 양위원의 행보를 놓고 방통위와 업계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양 위원은 한쪽 어깨에는 시민운동가로서의 짐이, 나머지 한쪽에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이라는 짐이 지워져 있다. 양위원의 한마디가 시민단체나 야당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위원은 방통위 입성 이후 특유의 독설로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방통위에 대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신정정치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라고 평하는가 하면 상임위원들이 제 할일을 못해 방통위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독설을 쏟아내 야당측의 저격수라는 뒷말이 오가기도 했다.

MBC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양위원의 발언까지 불거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경솔하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적어도 위원장이나 동료 상임위원간 의견조율이 선행돼야지 방통위원이 마치 정치인처럼 나서는 것이 볼썽사납다는 지적도 있다. 방통위가 MBC방송의 PD수첩 결방 문제에 관여해야 하는지 여부조차 아직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임위원 한명이 불쑥 나서는 모양새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양 위원의 행보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방통위가 다른 정부부처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합의체기구이기 때문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은 직접 의안을 제의할 수 있지만 그동안 의안의 대다수는 주로 사무국과 위원장이 제의해왔다.


방통위는 규제기관이면서도 방송사와 통신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라는 평판을 들어온게 사실이다. 월드컵 중계권 문제로 방송사간 합의와 조율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하는 등 규제기관으로서의 권위에 오점을 남겼다는 비판도 있다.


합의체 기구지만 찬성과 반대의견간 치열한 논리싸움이나 논쟁없이 안건들이 슬금슬금 처리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양위원의 튀는 행보를 반기는 시각에는 이런 불만이 녹아있다. 반골을 자처한 양위원이 합의체기구인 방통위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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