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계약파기 GS건설은 先 주가 조정 상태, 국내 건설주 낮은 노출도도 제한적 주가 영향 근거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국내 대형건설주에 불어오는 중동발 모래바람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리비아와의 외교관계 악화에 이어 미국이 대(對) 이란 포괄적 제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라도 이란을 통한 해외 수주 비중이 낮은 점, 여타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 활동으로 만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란에서 수주 활동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으로 파악, GS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이란 지역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형건설주들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요구해 온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자산 동결이 현실화될 경우 자금 결제 창구가 막히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공사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란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는 대림산업,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3곳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상 징후는 업체별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GS건설은 이란과 맺은 1조4000억원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 계약이 지난달 파기된 바 있다. 이 계약은 GS건설이 지난해 10월 수주한 것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무효화됐다. 두산중공업은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 폐쇄 우려 등으로 현재 진행 중인 발전소 증설 공사에 대한 결제 창구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당분간 이란 내 신규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이란 테헤란 지사장을 지난 상반기 알마티 지사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한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에 대한) 미국 제재가 외국 기업들까지 포함하는 식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대형건설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해외 수주에서 차지하는 이란 규모가 크지 않고 여타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 활동은 여전히 긍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건설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조4000억원 수준의 계약 파기로 1차 피해를 입은 GS건설에 대한 우려도 지나치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상반기부터 이란 제재는 어느 정도 예상돼왔던 바"라며 "특히 경감된 해외 수주 실적 등으로 상반기 조정을 보인 GS건설로서는 (이란 제재로 인한)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관련 수주를 공식 수주에서 제외시키는 등 현 주가에 충분이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건설주들의 최근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중동발 악재 민감도가 크지 않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GS건설은 지난 4일까지 2 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현대건설도 3일까지 4 거래일 연속 상승하다가 전날 0.63% 수준의 미미한 하락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 3일까지 지속된 약보합권 수준의 주가가 전날 3% 수준으로 오르는 등 이란제재에 대한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의 정보 활동을 문제 삼아 외교적 마찰이 우려되고 있는 리비아는 낮은 수주 비중 등을 고려할 때 관련 이슈에 대한 건설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리비아 노출도가 낮은 상황"이라며 "다만 건설사에게 있어 해외 수주지역 확대나 다각화가 안정적인 중장기 성장성을 담보하는 중요 변수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업체의 해외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리비아 비중은 지난해 6.4%, 2008년 3.3%, 2007년 13.7%, 2006년 0.5%, 2005년 0.0%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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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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