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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도금설비 가동 8명이면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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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C동양 주석도금강판 공장가보니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두루마리 휴지처럼 둥글게 말린 철판이 빠른 속도로 회전하다 순식간에 풀린다. 4층 높이에 달하는 대형설비가 풀린 철판을 빨아들였다. 총 6단계를 통과한 철판 위에는 주석이 얇게 입혀진다. 다시 200℃가 넘는 열로 가열해 주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주석도금강판'이 완성된다. 처음처럼 다시 둥글게 감는 작업을 마치면, 시원한 음료를 우리에게 선물하는 '캔(can)'이 될 준비가 끝난다.

경상북도 포항 철강산업단지에 위치한 TCC동양에선 하루에 주석도금강판을 900t 가량 만든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24시간 가동해 한달에 2만5000t의 도금강판이 이 곳에서 새 모습으로 탄생한다.


오상주 생산본부장은 "얇은 판위에 얼마나 정확한 두께로 도금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기술"이라며 "51년 동안 표면처리 분야만 고집스럽게 지켜와 고객업체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TCC동양은 생산공정을 100%에 가깝게 자동화했다. 길이가 200여m에 달하는 도금 설비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인원은 불과 8명뿐. 특별히 불량이 나거나 고장이 발생하지 않으면 일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오 본부장은 "철을 다루다보니 힘든 작업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노동 강도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완벽에 가깝게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어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TCC동양은 1962년 국내 최초로 주석도금강판 생산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국내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설비도 오랫동안 제 역할을 다해왔다. 총 3개의 도금설비 가운데 1,2호기는 1972년, 1977년에 각각 완공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름표가 붙어있다. 1988년 3호기를 추가로 완공, 지난 2006년에 누석생산량 500만t을 넘어섰다. 이병욱 생산1팀 차장은 "만든 지 오래된 설비임에도 여전히 아무런 문제없이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음료수 캔 제작에 철보다 알루미늄을 선호하는 추세가 생기면서 이 회사의 매출도 다소 주춤한 상태. 이에 TCC동양은 부탄가스나 엔진오일 등을 담는 용기로 응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 판매처를 다변화 하고 있다. 주력 제품군인 통조림은 국내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주석 외 동(銅), 니켈, 라미네이트 등 다양한 금속을 입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상태 관리팀장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동도금, 2차전지에 사용되는 니켈도금 등 도금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속성장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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