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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의 펀드브리핑]진정한 자산운용사 3가지 차이점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는 원래 통역관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김정희가 제주도에 유배되는 어려운 상황에 빠졌음에도 변함없이 청나라의 정보와 서적을 공급해주며 도움을 준 ‘친구’가 너무나 고마웠던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면 다섯 그루의 앙상한 가지를 가진 소나무가 쓸쓸한 느낌을 준다. 소나무 사이로 그려진 집 한 채 역시 소박하고 단촐하기 그지 없다. 이 그림에서 김정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한연후(歲寒然後)이면 지송백지후조(知松栢之後彫)’이다. 즉 공자는 ‘겨울이 돼야 소나무나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낀다고 했듯 사람도 어려운 지경을 만나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는 법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 셈이다.

펀드 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 하락으로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지난 해 성과회복에도 불구하고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 주력 상품이랄 수 있는 주식펀드의 수탁고가 올 들어 9조 8,700억원 (설정원본, 8일 기준) 이상 줄었다. 이렇게 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다 보니 오히려 동생 격인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실망 때문에 펀드 환매 자금을 재유치하기 어렵자 단기 고수익 상품인 랩어카운트를 내세우고 있다.


어려운 상황일 때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듯이 요즘과 같은 시기일 수록 고객을 위한 자산운용사가 구별되기 마련이다. 고객의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회사를 진정한 의미의 ‘자산운용사’라고 한다면 오직 자금을 모으는 데만 관심있는 회사는 자산운용회사가 아닌 ‘마케팅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첫째, 마케팅 회사는 ‘단기 수익률’을 내세우지만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철학’과 ‘원칙’을 강조한다. 단기적인 펀드 운용 성과는 시장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이는 실력보다 운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마케팅 회사는 단기 성과를 내세워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 반면 우수한 장기성과는 명확한 투자철학과 원칙이 필수적이다. 철학과 원칙 없이는 장기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따라서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장기적 자산관리를 위해 투자철학과 원칙을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둘째, 마케팅 회사는 여러 스타일의 펀드를 내놓고 시장상황에 따라 바꿔가며 판매하지만 자산운용회사는 스스로 자신있는 스타일의 펀드에만 집중한다. 시장에 따라 이 펀드에서 저 펀드로 스타일을 바꿔가며 ‘유망펀드’를 추천한다면 이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마케팅 회사일 것이다. 어떤 전문가라도 시장의 향배를 정확히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시장상황에 따라 갈아타기 보다는 여러 유형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투자방법이다. 자산운용사는 자신의 강점과 한계를 알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스타일에 집중함으로써 고객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보인다.


셋째, 마케팅 회사는 자신의 이익에 집중하지만 자산운용사는 자신의 이익 보다 투자자의 장기적인 이익에 더 전념한다. 마케팅 회사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자금도 상관하지 않는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기존 투자자와 약속한 원칙과 투자철학을 지키는 데 노력한다. 조금만 관심있게 본다면 어떤 회사가 마케팅 회사이고 어떤 회사가 자산운용사인지 잘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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