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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미운오리 새끼와 백조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안데르센 동화 '미운오리 새끼' 이야기는 다들 아실겁니다.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접해봤을 이 이야기는 보기 싫게 태어난 오리새끼 한 마리가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농가를 뛰쳐나와 고생을 하게 되지만 추운 겨울과 혹한 시절을 견뎌낸 미운오리는 봄을 맞이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중을 날 수 있게 됩니다. 오리새끼는 사실 훌륭한 백조였기 때문이죠.


주식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두산그룹.

두산은 지난 2008년 밥캣(DII)을 인수합니다. 인수 당시 국내기업이 이뤄낸 가장 거액의 미국 인수기업으로 기록되고 있는 밥캣은 두산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미국내 경기불황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한때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 두산그룹 전체에 걸쳐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게 한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밥캣으로 인한 리스크가 부각, 주가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주들의 실적이 좋아도 밥캣이 주가의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두산의 지속적인 출자전환과 생산라인 구조조정, 미주시장 위주였던 판매시장을 두산인프라코어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서서히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밥캣은 미국 시장 수요 회복으로 3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22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두산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 로 상향했습니다.


두산 측은 "이번 등급상향은 두산이 다른 지주회사와 달리 자체사업에서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모트롤 합병 등 자체 현금창출 능력 증대가 예상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계열사 턴어라운드 성과 공유가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한 번도 월별 EBITDA 흑자를 달성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밥캣 리스크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주가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가도 반응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하면서 상승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서 지난주 외국인들의 매도로 주가가 급락했고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대차설이 돌기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 5.30% 크게 오르면서 지난 16일날 세운 52주 최고가 2만2950원을 1000원 가량 남겨놓고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자체 실적 호조도 한몫합니다. 중국 굴삭기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건설기계 부문의 외형이 확대되고 있으며 공작기계 부문도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키움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최원경 애널리스트는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각각 8113억원, 917억원에 형성되어 있는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면서 각각 8903억원, 1217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국내 및 중국 시장에서의 건기 판매 호조세, 공작기계 업황 개선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중국 굴삭기판매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공작기계 및 밥캣의 턴어라운드가 이제 시작단계임을 감안하면 추가상승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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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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