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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퇴직자 재취업프로그램 눈길

계열사·中企 이직기회 제공..은행, 명퇴직원 윈윈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20여년간 국민은행 직원으로 일해오다 지난 2005년 대규모 구조조정 당시 명예퇴직의 아픔을 맛봤던 이 모씨(57)는 5년째 자회사 'KB한마음'센터로 출근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명단에 올라 온갖 스트레스를 받던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 문서수발, 어음교환 보조, 대출서류 정리 등 단순지원업무에 200만원도 채 안되는 수준의 얇은 월급봉투를 받지만 KB뱃지를 달고 아직도 은행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된다.


#.지난해 말 은행에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48세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직장을 잃은 김 모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당장 아내와 중학생인 두 자녀들을 키우는 일이 막막했다. 자영업을 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퇴직금을 날린 선배들을 떠올리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은행 재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존과 유사한 업무인 감사업무를 계약직으로 맡아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으며 계속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따른 은행권 인수ㆍ합병(M&A)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한번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은행별 재취업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취업 상담ㆍ학원비 지원 등 단순한 정보제공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6일까지 퇴직을 앞둔 지점장이 중소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베이비붐 세대 명퇴 지점장 재취업 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오는 30일 업무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약 8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명예퇴직을 대상 지점장 100여명 중 60명 가량이 신청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취업이 확정된 지점장들도 상당수 있다"며 "고급인력을 스카웃해 갈 수 있는 중소기업은 물론, 제2의 인생설계를 할 수 있는 명퇴자들에게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이 우리은행 지점장을 채용할 경우, 월 200만원 수준의 급여의 50%를 2년간 지원해줄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재취업 프로그램에 희망퇴직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310명이 지원했다.


이미 50여명 정도는 '관리전담계약직'이나 '관리지원계약직'으로 영업점에 투입돼 영업점 1일 점검, 전임 감사업무, 여신감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2000여명의 대거 명예퇴직을 단행하면서 국내 최초로 퇴직직원 전문 회사를 설립한 국민은행은 대표적인 재취업프로젝트 성공사례로 꼽힌다.


당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구조조정 선봉대의 역할을 하면서 수십년간 한 직장에 몸담아왔던 직원들을 하루아침에 빈 손으로 내쫓을 수 없었다. 이에 퇴직직원들이 직접 경영하는 인력회사 'KB한마음'을 설립해 명예퇴직 직원 가운데 600여명이 계약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은행입장에서도 단순 업무를 퇴직자들로 대체하고 해당 업무를 맡던 정규직 인력은 일선 영업점에 배치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명퇴직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재취업프로그램이 마련되야 할 것"이라며 "생생내기식 반짝 지원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실효성 있는 방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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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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