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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국 백신 프로젝트]사행산업 매출 16조 '도박중독국' 1위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남편은 15년 정도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중증 충동조절 장애자로 살아가면서 가족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옛말에 노름은 죽어야 만 끊을 수 있다고 했죠? 그 말이 자꾸 실감이 나서 더욱 불안합니다.


도박중독자를 남편으로 둔 한 40대 주부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다. 그러나 도박 중독에 따른 가슴 아픈 사연들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일이 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소남 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상습도박자 검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거된 상습도박자는 2006년 1484명에서 2007년 1948명, 2008년 2081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지난 해에는 8월 말까지만 무려 6499명이 검거됐다. 검거되지 않은 채 주택가에 숨어든 불법 도박장이나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을 합치면 도박중독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은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제일의 도박중독국이라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도박으로 생기는 문제를 경험하는 비율인 유병률은 9.5%로 나타났다.


이는 만 19세 이상 성인 359만명이 도박 중독 증세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 중 7.2%는 '중(重)위험군'으로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이었고, 2.3%(약 87만명)는 당장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문제성 도박자'였다.


우리나라의 유병률 9.5%는 도박으로 널리 알려진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미국 네바다주의 유병률 6.4%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캐나다 2.9%, 호주 2.4%, 싱가포르 4.1%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도박에 빠져든 이유는 복합적이다. 사행산업의 활성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우선 국내에서 운영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1600개 이상이나 된다. 언제 어디서나 도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게다가 경마, 카지노 등 합법적인 사행산업도 활성화 돼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자료 등에 따르면 1997년 3조9000억원이었던 사행산업 매출액은 2007년 무려 14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강원랜드(2000년 10월), 스포츠토토(2001년 10월), 경정(2002년 6월), 온라인복권(2002년 12월) 등이 허용됨으로써 곳곳에서 경마와 경정을 하고 복권을 살 수 있게 됐다.


이 뿐이 아니다. 불법 경마장과 카지노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한국마사회가 형사정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 2008년 기준 불법 사설경마산업 규모는 9조3000억원에서 최대 30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08년 마사회 매출액(7조4219억원)의 125%∼411%에 해당될 정도로 번성하고 있다. 마사회 경마보안센터가 지난 해 1월부터 11월까지 불법 사설경마를 단속한 건수는 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40건) 82.5% 증가했다.


경마보안센터가 방통위에 심의를 의뢰한 불법 마권구매 사이트도 4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357건) 21.6%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지선 중독예방치유센터 전문위원은 "사행산업이 활성화되기 전 제대로 된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면서 "사행산업의 확산통제ㆍ관리를 위한 공급규제 정책 대안으로 총량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도박을 조장하거나 방치하는 환경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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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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