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0∼25%에서 최고 40% 수준까지 포트폴리오 재구성
WGBI편입, 금리인상 등 에 따른 장기 채권시장 수요 늘어날 것 대비
과거 장기물 발행시 큰 손해를 봤던 트라우마 떨쳐버릴 기회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내년 10년물 이상 장기국채 발행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채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기존 3년, 5년 물의 단기물 중심 채권시장에서 내년에 WGBI 편입,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장기물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국채지수(WGBI)에 편입을 앞두고 있다"며 "일단 WGBI에 편입될 경우 약 16조원 규모의 외국계 연기금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 장기물 국채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WGBI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외국계 연기금은 주로 장기국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채권시장이 단기물 국채에 집중되면서 10, 20년 만기 장기물이 20%이하로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25%까지 끌어 올렸다”며 “내년에는 이보다 높은 수준까지 장기물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여건을 감안해 최대 40% 이상까지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 장기물 비중을 50% 수준까지 늘렸던 이후 처음이다.
재정부가 단기물에서 장기물 중심의 국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로 결정한데는 외국인들의 장기 수요욕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IR을 해보니 우리나라 경기회복에 따른 국채 투자에 기대 이상의 관심을 나타냈다”며 “특히 10년물 유동성 확보를 요청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투자열기를 피부로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9일 1조4000억원 대의 10년 만기 국고채가 260% 대의 최고 응찰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장기물 수요가 점차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의 여건을 감안해 장기물 비중 확대를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5년 10년물 국채를 절반까지 늘려 발행했다가 2개월 사이 금리가 2%포인트(200bp)까지 올라가며 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줬던 장기물 '트라우마'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우선 연말까지 외국인의 채권 투자 동향 등을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SC제일은행, BNP파리바 등 소위 시장의 큰손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장기물 비중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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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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