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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달라진다' 글로벌 명성 회복 잰걸음

소니의 변신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5년 연속 실적 악화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 쇄신에 나선 것.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경쟁사에 밀려 거의 모든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약화된 소니가 기존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 글로벌 브랜드의 재도약에 나섰다.

1990년대 초, 우리 기업 CEO들이 가장 주목한 기업은 소니였다. 지난 1946년 라디오 수리를 하던 도쿄통신공업(소니의 전신)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모습에 CEO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소니의 명성은 90년대 초반까지였다. 일본 경제의 장기불황에 소니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때 도입한 미국식 구조조정은 소니의 명성을 퇴색시켰다. 소니의 최근 성적표는 이러한 소니의 암울한 상황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소니의 올해 1분기(4월~6월) 매출액은 1조6천억 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19.2% 하락했으며 순손실은 370억9천만 엔에 이른다. 엔화 강세로 평판 TV 판매가 악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 매출도 크게 감소한 탓이다.


소니의 향후 실적 전망치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가 마무리될 내년 3월까지 순손실 1천200억 엔, 영업손실은 1천1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 속에 소니의 '공격 경영' 행보는 다양한 경영전략 수정을 통해 라이벌들에게 빼앗겼던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다시 쟁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소니는 미국과 멕시코, 브라질에 위치한 미국 내수용 LCD TV 생산라인의 지분 90%를 대만의 혼하이정밀공업(鴻海精密工業)에 매각키로 했다. 기술 개발과 제품 설계 및 디자인에 주력하는 한편 생산과 관련된 고정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소니는 향후 멕시코 바하 티후아나에 있는 조립 생산공장과 그 밖의 제조업 관련 자산 일부도 혼하이정밀에 매각할 방침이다.


경기침체영향과 더불어 삼성ㆍLG전자와 경쟁력에서 밀린 소니는 최근 5년 연속 평판 TV 부문의 실적이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니는 최근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에서 ‘아웃소싱(Outsourcing)’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핵심 생산기술을 모두 자국 내에서 생산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세계 시장을 석권한 삼성·LG 등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자 비용절감을 통해 경영난을 극복하고자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LCD TV 분야의 시장점유율(수량기준)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8.8%을 차지했고, LG전자와 소니가 각각 11.9%, 10.7%를 기록했다. 전체 TV시장에서도 삼성과 LG가 각각 18.2%, 16.1%를 기록했으며, 소니는 7.2%로 크게 뒤쳐졌다.


4일 소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9일까지 열리는 유럽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IFA 2009에서 3D TV(3차원 입체영상)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3D 브라비아 LCD TV는 소니 기술을 총망라, 고해상도·고품질 3D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다분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업체를 겨냥한 반격으로 보인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2010년을 ‘3D TV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일본 음악 플레이어 시장에서 소니의 워크맨 mp3가 애플의 아이팟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제쳤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BCN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소니 워크맨 mp3의 시장 점유율은 43%로 애플 아이팟의 시장점유율 42.1%를 소폭 앞질렀다.


소니는 지난 2005년 1월 아이팟에 자리를 내준 후 4년여 만에 일본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다시 찾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완연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덜 비싼 상품을 찾게 되면서 매출 상승의 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소니는 최근 구글과의 연횡(連衡)도 가속화하고 있다.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과 전자책(e-Book) 등의 소프트웨어를 자사 IT기기에 장착하는 등 양사의 협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일 소니는 구글이 개발한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Chrome)`을 앞으로 미국서 판매되는 모든 소니 `바이오(VAIO)` 노트북컴퓨터의 기본 브라우저(default browser)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전 세계 67%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크롬은 3%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소니는 익스플로어와 달리 소스 개방성이 우월한 크롬의 능력을 높이 산 셈이다. 과거 소니가 이익창출에만 주력했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보이다.


앞서 소니와 구글은 전자책 분야에서도 협정을 체결했다. 아마존, MS, 야후 등이 연합해 구글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소니가 구글의 손을 잡은 것. 현재 e북 시장의 지배적인 사업자인 아마존은 구글과 소니와의 동침이 잠재적으로 자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소니는 지난 3일 전자와 게임, 영화, 음악, 이동전화 및 네트워크 서비스 전반에 걸친 소니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합하는 전사적 브랜드 메시지 '메이크 닷 빌리브(make.believe)'를 발표했다.


소니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스트링거(Howard Stringer)는 "최상의 전자,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를 고객 가정에 제공하는데 있어 전 분야에 걸친 통합 브랜드 이미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메이크 닷 빌리브는 소니의 직원들과 제품의 혁신적인 정신에 다시 불을 지피는 동시에, 무수한 경쟁사들로부터 소니를 차별화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소니를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로 각인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최근 다양한 경영전략 수정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재탈환하고자 분투하고 있지만 어떠한 실익을 챙기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명성이 많이 퇴색된 만큼 시장 지배력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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