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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안도' 인플레 우려 진정되나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함에 따라 한동안 시장에 팽배해 있던 인플레 우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로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해 연간 기준으로 지난 1950년 4월 이후 59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0.1% 상승해 소폭이지만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발표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0.6% 상승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전월에 비해 0.2% 상승하는데 그쳤고, 핵심PPI는 0.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5월 휘발유 가격이 전월에 비해 3.1% 급등한 데 비하면 같은 달 물가상승률은 의외로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CPI의 40%를 차지하는 대중교통요금과 의류, 담배 가격 등이 하락하면서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담배가격은 담배세 인상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3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PI와 PPI가 연율로 5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 시장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캐터 피츠제랄드의 시장 스트래티지스트 마크 파드는 "지난주는 인플레 우려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4%로 치솟았지만 PPI와 CPI 발표 결과, 현 시점에서 인플레가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몰타 온더 마켓의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인 T. J. 몰타도 "현재 문제는 인플레가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것이 인플레를 유발하려면 은행이 적극적인 대출에 나서 개인과 기업이 소비를 늘리게 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자본 재편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소비자와 기업도 재무상황을 개선시켜 나아가고는 있지만 자산 가치 하락과 경제활동 후퇴, 실업 증가를 배경으로 가계와 기업의 재무가 계속 악화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휘발유 가격이 전월에 비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CPI와 PPI 상승률이 모두 부진을 보인 것은 현재 미 경제가 가격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FRB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나 기준금리 결정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금융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굳혀졌다고 전했다. FRB에게는 양적완화 정책을 장기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반이 절실한 가운데, 인플레가 완화됨으로써 금리인상 부담 해소는 물론 미 국채 매입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통신은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내년까지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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