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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오는 캐릭터"

헬로키티 만든 日 산리오 수석디자이너 야마구치 유코 인터뷰

"캐릭터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야됩니다. 그만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필요하죠. 요즘 캐릭터 디자인은 너무 컴퓨터에 의존해서 찍어내는 것 같습니다. 핑크색만 해도 100여가지단계의 색조가 있는데, 이런걸 어떻게 쓸까 진지하게 연구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올해 34살을 맞은 '헬로키티'를 탄생시킨 장본인 야마구치 유코 씨는 요즘 나오는 캐릭터들에 대한 감상을 묻자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에서 간단한 조작으로 완성되는 캐릭터들은 정성이 깃들지 않아 모두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인사이드 키티'전에서 팬사인회를 하기 위해 내한한 유코 씨는 29년째 일본 캐릭터 회사 산리오의 헬로키티 전문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하는 일은 30여명에 달하는 소속 디자이너들이 내놓은 헬로키티의 디자인 컨셉을 일일이 점검하고 제품에 쓰일 시안을 결정하는 것.

유코 씨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캐릭터 제품과 인간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캐릭터와 교감해 마음의 치유가 되게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

또 만화영화 등에 나오는 캐릭터보다 처음부터 독립적으로 개발된 캐릭터가 상품화됐을 때 장점이 더 많다고 본다. 영화에 나왔던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영화의 한장면이 떠오르지만, 독립적인 캐릭터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대화를 걸어온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소비자와의 정서적 거리는 독립적으로 개발된 캐릭터 인형이 더 가깝다는 것이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산리오사의 헬로키티 캐릭터 제품들이 그녀의 눈과 손끝에서 태어난다. 헬로키티는 가방, 화장품뿐 아니라 넥타이와 트렁크팬티까지 라이센싱 아웃되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헬로키티가 처음 출시될 때부터 인기를 끈 건 아니다. 1974년에 탄생했지만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11년뒤인 85년 가을께부터. 유코씨는 "언제부턴가 갑자기 캐릭터 인기투표 1위를 하더라"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치밀한 트렌드 반영과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80년대초반까지 알록달록한 색의 미국식 캐릭터를 지향했던 '헬로키티'는 1987년 이후 성인층을 겨냥해 색채와 선이 간결해진 '모노톤'으로 바뀌는 등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1억원이 넘는 보석부터 1000원샵의 타올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것도 헬로키티가 여러계층과 지역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이유다.

유코씨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미국 슐츠사의 '스누피'와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한때 한국의 '마시마로'도 좋아했다. 그러나 '엽기토끼'란 걸 알고부터 별로 귀여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유코씨는 녹색원피스에 꽃이 달린 목걸이, 주홍색으로 물들여 땋은 머리 등 소녀같은 옷차림이다. 독특한 패션감각에 대해 묻자 "최신유행을 따르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걸 입습니다. 바비인형이 입고 있는 화려한 옷도 너무 좋아해요"라고 답한다. 35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헬로키티의 수석디자이너다운 '젊은 생각'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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