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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되사주기' 비상

5월 2293억 '풋옵션' 주식대기

진로에 투자 모건스탠리 등 지분매입 요구..

유동성 확보 안간힘




하이트-진로그룹이 심각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막대한 금액을 주고 인수한 진로가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특히 하이트그룹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완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로의 재무적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를 계속할 경우 하이트맥주는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한 실정이다.

지난 2005년 총 3조4288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에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는 당초 이달중 진로 재상장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증시 악화 등으로 이를 연기했다.

이에 진로 인수에 참여했던 재무적 투자자들이 진로 지분을 되사줄 것을 요청하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하이트-진로그룹은 내부적으로 이같은 풋옵션 행사요청에 대해 진로의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가 전량 지분을 되사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이트측은 이미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 두 곳에 1252억원(지분율 4.9%)을 지급했고 이달 말까지 모건스탠리에 2293억원(지분율 10.3%)을 지급해야 한다.

하이트는 현재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나 진로의 현금배당 및 유상감자,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 갖가지 자금동원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홀딩스는 최근 설립 이래 처음으로 6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3%, 만기는 4개월이다. 이에 앞서 하이트홀딩스는 지난해 5월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지 1년 만인 지난달에 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달 말까지 모건스탠리의 풋옵션 행사 자금 2293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하이트홀딩스는 급할 경우 진로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진로는 CP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하이트가 자금 마련에 성공한다고 해도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번에 급한 불을 끈다고 해서 승자의 저주를 둘러싼 고민이 말끔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내년 9월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들의 1조원에 달하는 풋옵션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9월에 돌아오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풋옵션은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포함하면 1조원이 넘어 하이트-진로그룹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는 진로 재상장 이외에는 1조원에 달하는 풋옵션을 막을 다른 대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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