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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무줄' 무역흑자 전망..신뢰 추락

연초엔 120억달러 지금은 300억달러

정부가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배이상 늘어난 3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화될 경우 외환위기인 1998년 390억달러 이후 11년만에 최대치다.

이미 1분기 39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00억달러이상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지경부는 연초 120억달러 무역흑자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분기별 세부 전망치는 세우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지나치게 주먹구구식 전망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역흑자 고무줄처럼 늘어나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8일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간 무역흑자는 3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초 지경부 목표치 120억달러보다 150% 많은 것이며, 기획재정부 전망치(60억달러)에 비해서는 5배나 많다.

불과 지난달 말 이명박 대통령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 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 아마 올해 연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가 날 수있다"고 밝힌 것보다도 100억달러나 늘었다.

이 관계자는 "환율 효과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영향을 줬다"며 "당초 원달러 환율 1150원, 유가 60달러선을 예상했으나 최근 환율은 1500원대에 육박하고, 유가는 40달러선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월간기준 사상최대인 46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9일 현재 1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4월에는 지난달보다 많은 50억달러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불황형 무역흑자 딜레마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1.2%, 수입증가율은 -36%에 달했다. 이처럼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며 나타나는 '불황형 무역흑자'가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보다 강력한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위원은 "수입급감은 내수침체를 의미하는 동시에 수출용 수입이 40%를 차지해 수출도 차질을 빚게 된다는 의미"라며 "복합불황에 대한 대책과 경기침체를 완화할 만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환율효과에 따라 수입이 줄어들고 있으며, 물량도 수출과 수입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현재로서 (수입 급감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수출입담당 실무자들은 "수출 감소보다 수입이 더 큰 문제"라며 "수입이 바닥을 치고 올라와야만 수출이 추세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1~2월 수출용 수입은 전체 수입의 40.8%였으나 3월에는 36.5%로 떨어지면서 수출용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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