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대표 최휘영)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커뮤니티인 '카페' 내 상품거래를 지원키로 결정, 오픈마켓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NHN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4월중 네이버 카페의 '벼룩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카페 상품등록게시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4월3일까지 200개의 카페를 시범카페로 선정,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네이버는 카페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의 상거래를 사실상 금지해왔다. 그럼에도 수많은 카페에서 회원들끼리 서로물건을 사고 팔거나, 여러 명을 모아 물건을 좀 더 싸게 구매하는 공동구매 형태의 상거래는 지속돼온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 수나 유명카페의 회원수 등을 고려하면 네이버 카페내에서 일어나는 상거래의 수가 옥션, 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 카페의 수는 무려 530만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카페의 회원수, 카페의 활동성 수치가 가장 높은 카페는 중고 용품을 사고 파는 '중고나라'라는 카페다. 이 카페의 회원수는 무려 346만명으로, 이 카페에서만 하루 수백건의 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가 만든 카페상품 등록 게시판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에스크로(Escrow) 업체'를 두는 방식이다. 에스크로 업체는 상거래대금을 우선 맡아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물건을 전달한 뒤 구매자로부터 이를 확인 받았을 때만 돈을 판매자에 지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부분의 카페 거래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일어나다보니 돈을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물건을 보내고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 불편한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물건을 개인과 개인이 만나 거래하는 카페내 거래는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개인이 소장한 희귀한 물품을 구할 수도 있고 중간 유통업체 등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없어 가격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네이버의 이같은 카페 상거래 양성화가 오픈마켓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적으로 오픈마켓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가 가진 영향력에 따라 카페 내 상거래가 훨씬 더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상거래를 위한 네이버 카페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상거래를 양성화시켜도 전문 판매업체가 게시판을 이용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금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가 마치 개인판매 형식을 취할 경우, 적발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소 판매업체들은 관련 물건을 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인 카페를 공략할 수 있어 타깃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픈마켓보다 네이버 카페 내 상거래를 선호할 수도 있다.
한편 네이버측은 이번 카페 내 상거래 지원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이나 수익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품판매 게시판을 통해 네이버가 수익을 얻지는 않는다"면서 "카페 벼룩시장 안정을 위해 마련한 장치"라고 말했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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