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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선진화 방안, 생산성 향상 될까

발주제도.업역 개편, 업종내 밥그릇 싸움 비화 가능성

정부가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선진화 방안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선진화방안은 △발주제도 개선 △업종규제 완화 △엔지니어링 능력 제고 △공정성.투명성 제고 등이다.

건설업계는 이 방안들이 대체적으로 그동안 지적돼온 문제들을 해소될 수 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는 대목들이 포함돼 의견수렴 과정에서 적지않은 갈등을 겪을 가능성도 갖고 있다.

특히 발주제도와 업역개편 등은 건설산업내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되며 양보없는 갈등국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발주제도 개편 논란의 중심에 설 듯= 건설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일감확보 여부를 결정짓는 발주제도.

우선 설계와 시공을 함께 수행하는 턴키방식 건설공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재정조기집행을 촉진할 수 있도록 공기단축이 필요한 공사까지 턴키방식을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대책은 지금도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등 대형 건설사업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 턴키방식 발주를 억제했지만 지금은 조기집행되는 건설공사들이 대부분 턴키방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턴키심사의 공정성 확보와 부조리 저감을 위한 상설 심의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건설업계 내부에서조차 상설위원회가 금품로비 등의 부조리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턴키 심사위원 수가 너무 적어 로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심사위원 수를 대폭 늘렸던 것이 불과 5년전이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의제로 뇌물 수수 관련자를 처벌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하지만 ‘열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막지 못한다’는 얘기처럼 무력화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순수내역입찰제도 도입과 심사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업계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순수내역입찰제도를 강조하는 측에서는 건설업체의 공사수행에 앞서 물량을 뽑는 견적능력을 키울 방안이라고 치켜세운다. 반면 10대 건설사들마저 건설업체의 소모적인 업무만 늘어나게 된다며 우려한다. 공사에 소요되는 물량을 뽑아내는 것은 건설사의 노하우가 아닌 기능적인 측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낙찰 적격자에 대한 심사기준 강화에 대해서는 대형건설사는 찬성하는 반면 중견 이하 건설사들은 반발한다. 기준이 강화될 경우 대형건설사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돼 중소규모 건설사의 참여가능성이 좁아지게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미 중견건설업체들이 탄원서를 낼 정도로 격앙돼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심사를 강화해 건설업체의 건설공사 수행능력을 키워 수많은 건설사 가운데 소수의 적격업체를 골라내도록 정부가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운찰제로 전락한 최저가 낙찰제도를 손보는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저가 낙찰 적용대상을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은 한목소리로 반대한다. 그러나 공사비 절감사유에 대해 대안제시를 허용할 때 어느선까지 대안으로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이견이 발생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건설산업내 업종간 대립도 예고= 업역체계를 개편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부분도 업종간 대립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과 전문업체간 영업범위 제한을 폐지하고 발주기관이 자율적으로 발주기준을 정하도록 하는 방안은 지자체와 건설업체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종합과 전문업체간 자본금과 기술자를 중복인정하는 조치는 종합업체의 양산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일 기술자를 중복인정해주고 업종별로 갖춰야 할 자본금을 중복 인정해주면 종합건설사 등록이 불보듯 많아지게 된다"며 "업체수 급증 속에 수주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사사무소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도 건축설계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건축설계업 규제 완화는 건설사들의 숙원을 일부만 풀어준 것이란 힐난을 받는다. 설계업계는 이런 방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설사 소속 건축사도 자유롭게 설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전기공사와 건설공사 분리 문제를 이번 선진화방안에서 쏙 빼놓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묵은 업역문제인 설계업과 전기공사업 등을 충분히 다루지 않은 것 같다"면서 "막판에 전기공사업의 분리발주 문제가 빠져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뇌물수수와 입찰담합에 대한 '2진 아웃'제도 도입은 건설업계의 우려와 외부의 찬성 입장이 팽팽하다.

정부는 1차 적발시 법인에 대해 벌금과 과징금을 부여하고 2차 적발때 벌금과 등록말소를 하겠다는 강력한 처벌규정을 연내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위법행위자에 대해서도 벌금이나 징역에 처하던 것을 앞으로는 2차 적발시 벌금이나 징역처분 외에 일정기간동안 자격도 박탈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형 건설업체들의 뇌물수수나 입찰담합 사실이 수차례 드러났으나 처벌이 벌금 등으로 낮다보니 비리가 반복돼 왔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뇌물수수 행위가 적발된 건설업체는 영업정지 대신 부패로 얻은 이득의 20배 안팎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일정기간 안에 다시 적발되는 경우 등록말소가 돼 건설업을 영위할 수 없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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