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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9초

지난해 11월 23일 전방사단 GP에서 새벽 1시50분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린다. GP 장이 달려가 본 내무반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대대 정보장교에게 '총격 도발'이라는 보고를 한뒤 부상자를 이송시킨다. 이 사건이 바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전방GP수류탄폭발사건'이다. 결국 범인을 검거했지만 결정적 단서를 찾는데 일등공신을 한 육군수사단은 그리 언론에 찬사를 받지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 후 찾아간 육군수사단(단장 준장 승장래ㆍ육사 37기).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계룡대였지만 수사단건물은 봄기운을 느낄만큼 한가해 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당일에도 광역수사대 수사관 일부가 현장감식을 위해 출동을 한 상태였다. 김종열 과학수사센터장(소령ㆍ육사51기)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고 한번 출동에 현장감식 기간조차 가늠하기 힘든 것이 수사관들의 업무"라고 설명했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화재현장실습장에서 합선으로 인한 전선을 발견하고 체험기자와 살펴보고 있다. 합선으로 인한 전선은 물방울이 맺힌것처럼 전선이 붙어있다. 이러한 전선을 발견했을 경우 대부분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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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이동한 곳은 과학수사대. 이곳에서 하는 임무는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을 추적, 핸드폰 등 자료를 각 통신사에 요청해 수백만개의 엑셀파일을 전송받는다. 이를 과학수사센터에서는 한눈에 볼 수 있게끔 통화관계도가 자동으로 작성되는 통신추적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


이 뿐만 아니라 계좌추적프로그램을 이용, 아무리 많은 사람과의 자금흐름도 한눈에 보이도록 분석해 모니터에 띄운다. 특히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인 출입국 추적프로그램은 구글어스와 연동, 지난 2006년 한 장교가 지인을 통해 중국, 홍콩 등을 오가며 진급관련 비방의 글을 게재한 범인을 검거하게된 사건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육군수사단이 자체개발한 시스템으로 국정원에서조차 샘내는 프로그램이며 타 군에게 과학수사기법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CCTV판독기, 1만1000여명의 얼굴이 담겨있는 몽타주그래픽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

 

신성권 과학수사팀장(준위ㆍ기행138기)은 "과학수사센터 설립이후 80여건의 수사를 지원했으며 100% 해결해내는 성과는 이런 과학수사기법이 토대가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정경학 사이버수사팀장이 화재로 인해 파손된 핸드폰에서 메모리를 떼내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사이버수사대는 겉으로 보기에 평온해 보였지만 수사관들의 손놀림과 눈동자만은 매서운 매와 같았다.

 

사이버수사대는 범죄현장의 컴퓨터복원은 물론 사이버해킹범죄까지 총괄하고 있다. 이곳에는 그동안의 자료를 디지털화해 프로파일링 수사에도 사용하게 된다.


또한 모바일포렌식방식은 세계최고 수준이며 국내에서도 대검과 수사단만이 완전히 구축해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모바일포렌식의 경우 물에 빠지거나 불에 탄 휴대폰조차도 제조사에 따라 80~90%가 완전복원 가능하다. 내장된 메모리카드를 복원할 경우 기기안에 삭제된 통화, 전화번호부, 문자내역은 물론 사진, 동영상까지 복구할 수 있다.


정경학 사이버수사팀장(준위ㆍ기행 137기)은 "내비게이션, PDA 등이 상용화됨에 따라 휴대용통신기기로 벌어지는 사건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정확한 증거물확보를 위해 첨단기술 및 인력보유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거짓말탐지기를 체험하고 있는 기자. 거짓말탐지기는 흉부호흡, 복부호흡, 혈류반응, 마이크 등의 변화를 포착, 진실을 알아낸다.


2층에 자리잡고 있는 곳은 신문실, 거짓말탐지실, 심리분석실, 뇌파분석실.

 

신문실의 경우 필요한 경우 변호사를 참관시킬 수 있으며 모니터실을 통해 추가질문은 물론 용의자의 심리를 파악한다. 수사관의 권유에 기자도 거짓말탐지기에 앉아보았다. 1부터 7까지 숫자를 마음속으로 골라보라고 한뒤 수사관이 1부터 10까지 "이번 숫자가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이어나간다.

 

마음속으로 굳게 다른 생각을 하며 피하고 아니오라는 대답을 외치고 있는 순간, 수사관의 얼굴엔 미묘한 웃음을 섞어내며 정답을 꼬집어낸다.


조태연 거탐ㆍ최면수사관(준위ㆍ기행 143기)은 "군인의 경우 민간인보다 더 정확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한정되고 통제된 생활을 하는 환경적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뇌파분석실은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공개되지 않은 흉기를 보여줬을때 범인이 뇌파의 P300이라는 전위값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점을 이용한다. 반면 최면수사는 범인보다는 목격자와 피해자를 위주로 수사하는 것으로 무의식중 지워진 기억을 상기시켜 뺑소니 등 다양한 증거를 포착하는 기법이다.


수사관들을 비롯해 위탁교육이 가능한 현장감식훈련장은 의사(목매어 사망), 총기ㆍ폭발물 사고, 화재사고, 교통사고 현장으로 구분, 정기적으로 반복훈련을 하고 있었다. 실내 사망자가 발생시 기본적으로 4명의 감식팀을 구성, 전체에서 부분으로, 외부에서 내부방향을 원칙으로 감식하게 된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신문과정에서는 변호사가 참관가능하며 별도 모니터실에서 문자를 통해 질문사항을 지시한다.


입구부터 지문, 족적의 흔적을 첨단장비를 이용하는데 지문의 경우 벽의 색깔, 실내불빛에 따라 분과 광원을 달리한다.


총기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을 경우 총기 발사흔 채취(GSR;Gun Shut Residue) 키트를 이용, 사체 손에 뇌관화약이 있는지 감식한다. 뇌관화약이 신체 일부에 묻어있다면 대부분 총기를 직접 들고 발사한 자살일 가능성이 높다.


화재로 인한 현장은 연기의 방향, 실내가구의 배치에 따라 정황을 판단하며 배선에 이슬이 맺힌 모양이 눈에 띈다면 누전에 의한 화재가능성도 염두해 볼 수 있다.

 

이상훈 광역수사대 수사2팀장(준위ㆍ기행 142기)은 "사망자가 발생한 현장의 경우 머리카락 하나가 범인검거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입구부터 미세한 먼지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최면수사를 체험하고 있는 기자. 최면수사는 용의자보다 피해자와 목격자 위주로 수사하며 뺑소니 등 다양한 증거를 포착할 수 있다.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첨단장비 무장한 육군수사단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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