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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만듭시다]육 철 단장 "즐기고 느끼는 포도 만들겠다"

"먹는 포도가 아닌 즐기는 포도, 느끼는 포도로 만들겠다"

지난 2005년 영동포도농산업클러스터 출범이래 4년째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육철 영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에게선 조용하지만 포도향만큼 짙은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앙상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육 교수의 연구실은 마치 한여름처럼 시큼한 포도냄새로 진동했다.

육철 사업단장은 영동포도와 인연을 맺기 전부터 포도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많았다.

"두산그룹식품공학연구소 시절, 포도즙 짜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됐는데 품질과 위생에 문제가 많더라구요. '한번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뛰어들게 됐죠. 아마 전생에 포도와 인연이 깊었나봐요"

호응도 좋았고 몇몇 대학 제자들도 영동에 남아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에 선뜻 응해줘 벤처식품 설립 등 사업을 척척 진행시켜 나갈 수 있었다며 육 교수는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농민들에게 2ㆍ3차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각인시켜 줘야 했던 것.

육 단장은 "농민들은 직접적으로 돈 들어오는 것이 눈에 보여야지만 믿었다"며 "사업 초기 '비닐하우스나 지원해주지 와인트레인은 뭐고 피땀 흘려 벌은 돈으로 설비 투자는 왜 하느냐'는 항의가 하도 빗발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업추진 후 가공포도 수매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가공용 포도 수매단가 상승이 농가소득 증대로 직결되면서 이같은 갈등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오히려 외부사람들에 대한 텃새가 심했던 영동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숙박ㆍ음식 산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육 교수의 설명이다.

"보성 녹차밭의 푸르른 아름다움이 메스컴에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관광 상품화에 성공했잖아요? 영동도 생식용 포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마시는 포도, 즐기는 포도, 느끼는 포도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영동을 한국판 보르도로 만드는 것.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분명히 알고 있다.

"영동 지역도 오염되지 않은 자연경관을 이용해 고객들이 포도밭에 직접 찾아와 와인도 맛보고 구매도 할 수 있는 농가체험을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영동하면 포도, 포도는 영동'이라는 인식을 넓히는 게 우선이겠죠"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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