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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사고 발생 32시간 지난 현장 가보니..

"우리네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데..."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약 32시간이 지난 21일 오후 3시까지도 사고 현장에서는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한 철거민들을 애도하는 서글픈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하늘도 용산 참사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참사가 발생한 건물 바로 앞에 세워진 분향소에는 아침부터 조문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취재진과 조문객, 그리고 용산 4구역 세입자 대책위위원회 사람들의 조문이 끝없이 이어졌지만 그 누구의 얼굴에서도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무거운 침묵만이 분향소를 가득 메웠다.
 
이날 오전 9시께 일찌감치 감식반 20여명이 참사 현장을 방문한 후로는 한쪽 길모퉁이에서 대기중인 의경들을 제외하곤 경찰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통행이 재개된 도로에서는 통행객들이 창문으로 사고 현장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재현해 보는 듯 했다.
 
현장 주위를 걸어서 지나가던 시민들도 잠심 발걸음을 멈추고 혀를 차는 등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분노와 울분 속에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분향소는 정치인의 방문과 용산 4구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단체 조문을 하면서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오후 2시30분께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현장을 찾자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조문을 마쳤다.

이 의원은 "고인이 되신 분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후 2시께는 용산 4구역 세입자 대책 위원회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으로 진행된 조문에서 몇몇 사람들은 눈물을 훔쳤고, 일부는 울분을 참지못해 통곡하기도 했다.
 
"새해 벽두를 이웃 조문으로 시작할 줄이야..."라며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보이던 한 아주머니는 현재 심정이 어떻느냐는 물음에 '한숨'으로 답했다.
 
한편 조문을 마친 용산 4구역 세입자 대책 위원회는 중앙일보로 항의방문을 할 계획이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일보 21일자 '연행자 28명 중 세입자는 7명...'이라는 기사는 우리의 의도를 호도하고 있다"며 "중앙일보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전철연과 대책위원회 간 이간질을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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