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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어 SOC 절반 '올스톱'

외상공사·공정축소등 파행.. 공기연장·비용상승 악순환

#사업비가 1400여 억원이 넘는 A도로현장은 2004년 발주돼 당초 올해말 완공예정이었으나 올해 배정된 예산이 250여억원에 불과, 현재 공정률은 14.7%에 그치고 있다. 이 현장 관계자는 "공기지연과 물가상승으로 100여 억원의 사업비가 증액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현장도 현장관리비 등으로 10억원이 넘지만 한푼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12월에 착공된 170여억원 규모의 D현장은 39개월만에 완공될 계획이었으나 공기가 지연되면서 8년째인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중이다. 물가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300여억원으로 늘어난데다, 공사 장기화에 따른 시설물의 품질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현장이 예산부족으로 겉돌고 있다.

공공 SOC 현장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예산 배정이 제대로 안돼 심각한 공사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의 경우 예산 급감으로 신규 공사가 해마다 절반 수준으로 줄고 있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8월 한달동안 전국의 공공 SOC 현장 중 451개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47.7%인 215개 현장이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계속공사(당해연도 예산만 확보되고 총예산은 미확보된 공사)의 경우 조사대상 321개 현장 가운데 57%(182개)가 적정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사비가 확정된 계속비공사도 130개 현장 중 25.4%인 33개 현장의 예산이 제때 배정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이들 예산 부족 건설현장에서는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38.1%가 사전(외상) 공사로 대처하는가 하면 43.7%는 현장관리비 부담 등으로 공종이나 인원을 축소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전공사를 수행해 드는 금융 간접비를 76.2%가 전혀 보상을 받지 못했으며 전액보상을 받는 경우는 9.5%에 불과했다. 장기계약공사의 계약 첫해 예산배정액도 계약금액 대비 평균 3.3%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SOC예산 부족으로 연장됐거나 연장이 예상되는 현장은 55.2%에 달했다.
이같은 공기연장은 결국 시공사의 경영 부담과 품질저하, 안전문제, 민원 발생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건설협회는 지적했다.

건설협회는 SOC예산 축소는 공기연장→국민편익 감소→공사비 상승→품질저하 등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며 SOC 시설확충은 투자시점을 놓치면 단기에 만회하기 곤란한 만큼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SOC투자 확대가 경기 활성화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고용없는 성장시대에 고용창출을 통한 사회안정망 확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SOC에 대한 과감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정미 기자 next@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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