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2>

편집자주김태민 변호사가 여러 직업을 가진 N잡러로 살아가는 이유는 타인과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만족하는 성공을 경험하기 위한 절박함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움과 재미있는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는 주어진 조건에 안주하기보다는 앞으로 맞이할 더 좋은 날에 대한 희망으로 언제나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의 성장기다. 특히 학력이나 집안 배경 등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고 가능성을 믿는, 그래서 타인의 평가나 체면보다는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는, 아직도 변화와 성장이 늦지 않은 모든 이들을 위한 실용적인 제안이 될 것 이다. 글자 수 895자.

공부는 다르다. 노력과 과정에 따라 결과가 정확히 나온다. 시험에서 간혹 몇 개 찍은 것이 요행으로 정답일 때도 있지만 그 자체가 결과로 도출되지 않는다. 오랜 과정을 거치고 노력이 쌓여서 나오는 결과가 오롯이 내 것이 된다. 그래서 재미있다. 물론 이때의 공부는 내가 원해서 좋아해서 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다. 나 역시 중고교 시절, 오직 입시를 목표로 하는 주입식 공부에는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그 답답함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쳤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기에 그 과정 자체를 즐겼다. 내가 하고 싶을 때 시작하고 흥미가 떨어지거나 다른 것을 원하게 되면 미련 없이 포기했다. 새롭게 시작할 만한 것은 얼마든지 있었다. 몇 점을 받고 몇 등을 하는가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배우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공부의 본질적인 재미도 느꼈다. 내가 투자한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과도한 기대나 희망을 가지게 될 필요도 없으니 결과에 따른 실망감도 크지 않다. 그 결과로 어떤 경우는 자격증을 얻었고 어떤 경우는 수료했다는 보람을 느꼈다. 이것들도 공부를 즐긴 후 얻게 되는 부수적인 선물이나 보상이었을 뿐 연연하지는 않았다.

(중략)

그래도 공부는 공부이니까 그 자체로 부담이 되고 어렵게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많다. 가뜩이나 가정과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시간도 없는데 무슨 공부를 또 해야 하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성과가 자신감을 주고, 그 자신감을 쌓아가면서 발전하면 과정도 즐겁고 성공에 이르기 쉽다는 것을 나는 체득했다. 절대로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지 말고, 정말 한 번 쓱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적은 흥미로도 성취감을 빨리 느낄 수 있다.

-김태민,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멜라이트, 1만4000원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