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부담에도 뒤처질까봐…영유아 22% '학원 이용'

만 0~6세 22% “학원 이용”
부모의 40% “사교육 비용 부담된다”

초등학교 입학 이전의 영유아들 사이에서도 학원이나 학습지 등 사교육 바람이 거센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육아정책연구소(KICCE)가 발표한 5차년도 ‘KICCE 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만 0~6세 영유아 2393명 중 21.9%가 최근 석달 이내 학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답은 1차년도 조사 때인 2018년에 15.5%에 불과했다. 여기서 학원은 반일제 이상인 영어학원(유치원), 놀이학원 등은 제외한 단시간 학원이다.

학원에 다니는 영유아 비중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높았다. 만 5세는 41.8%, 만 6세는 55.8%가 각각 학원에 다녔다. 이 역시 2018년 각각 29.4%, 41.7%였던 것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학원에서는 체육(60.8%) 과목을 수강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미술(35.0%), 영어(12.6%), 음악(11.3%), 수학 및 과학(9.7%), 영어 외 언어(6.4%)가 그 뒤를 이었다.

학원 이외 다른 사교육 중에서는 방문형 학습지 이용자가 12.0%로 가장 많았다. 7.6%는 문화센터를 이용했고, 방문형과 비방문형 교구 활동 교육을 이용한다는 대답도 각각 2.2%와 3.3%가 나왔다.

서울 송파구 학원 밀집지역의 영어유치원과 학원 차량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현상은 공교육(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교육·보육에 부족함을 느낀 보호자들이 사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고등학생 때부터 본격화하던 사교육 의존이 이제 영유아 단계까지 내려온 셈이다.

또한 ‘돌봄 수요’도 영유아들이 사교육에 몰리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하원한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모 퇴근까지 자녀를 맡길 곳으로 학원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영유아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40%는 사교육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30.2%는 ‘부담된다’고 답했고, 9.8%는 ‘매우 부담된다’고 했다.

학원 이용자는 주당 평균 3.9시간을 이용하면서 월평균 16만6000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또한 소득이 높을수록 월 평균 비용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월소득 300만~399만원인 가구(14만8000원)와 600만원 이상인 가구(18만8000원)는 4만원의 차이가 났다.

사교육비가 부담이 된다고 답한 사람에게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이용하는 이유를 묻자, ‘자녀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처질까 두려워서’라는 대답이 35.6%로 가장 많았다.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서’라는 대답도 10.5%나 됐다. ‘자녀의 재능이나 소질을 계발시켜주기 위해’라는 대답은 30.5%였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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