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 팔 곳 없던 러시아 金…헐값에 대량 매입한 국가는

UAE, 러시아 금 수입 5723% 폭등
중국·튀르키예는 각각 20t 가량 수입
"러 금괴 재가공 후 서방 들어올 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대로 인해 영국 등 서방 국가에 금을 팔 수 없게 되자, 대신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다른 시장을 활로로 삼고 있다. 이들 나라에 헐값에 금을 넘겨 새 고객을 확보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UAE가 2022년 2월부터 지난 3월 초까지 약 1년간 러시아로부터 75.7톤(t)의 금을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1.3t) 대비 무려 5723% 폭등한 수치다.

이를 통해 지난해 러시아가 UAE에 금을 수출하며 벌어들인 돈은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금괴.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UAE 다음으로 러시아산 금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중국, 튀르키예 순이었다. 중국과 튀르키예는 같은 기간 러시아산 금을 각각 20t씩 수입했다. 이 세 나라가 러시아산 금 수요의 99.8%를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도 높은 경제 제재로 서구 국가에 금을 팔 수 없게 된 러시아는 대신 중국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UAE에 금괴를 대량 수출할 때 개당 가격을 약 1% 할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대러 제재를 우회해 다른 나라로 팔린 러시아산 금이 재가공돼 다시 서방 국가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루이스 마레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 전문가는 "러시아 금이 녹여지고 재주조된 후, 원산지가 가려진 채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다시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약화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전쟁에 사용할 자금을 확보하게 될 위험도 있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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